'尹 대통령 체포방해' 박종준, 경찰 출석 … "유혈사태 안 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는 박종준 대통령경호처장이 10일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이날 오전 10시5분께 피의자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면서 "현재 정부기관끼리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는 "물리적 충돌이나 유혈사태가 일어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최상목 대행에게 여러차례 전화를 해서 정부기관 간 중재를 건의드렸다"면서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으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는 수사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며 "현재의 체포영장 집행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절한 수사절차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은 또 "경찰의 소환조사에는 처음부터 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며 "다만 변호인 준비가 늦어져서 오늘 응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이 친정인데 수사를 안받는다면 국민 누가 수사를 받겠나. 수사기관으로써 경찰 위상 존중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처장은 '특수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인정하는 지' '체포영장 집행에 계속 협조하지 않을 것인 지'를 묻는 질문에 "수사과정에서 소명하겠다"고만 답했다. 아울러 '적법한 체포영장을 막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여러 법리이론이 있다"고 반박했다.

박 처장은 지난 3일 이뤄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를 받는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박 처장을 입건하고 4일까지 출석을 요구했으나 그는 "대통령 경호업무와 관련 엄중한 시기라 자리를 비우기 어렵다"며 불응했다. 이어 지난 7일 2차 출석요구에도 "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아 출석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특수단은 같은 날 박 처장에게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한편 특수단은 박 처장과 같은 혐의로 입건됐으나 1차 출석요구에 불응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에게도 10일 오후 2시까지 출석하도록 2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한 상태다.

또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게는 오는 11일 오전 10시까지, 이진하 경비안전본부장에게는 11일 오후 2까지 출석하라는 3차·2차 요구서를 각각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