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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제친 오세훈, 이재명 대항마로 급부상

뉴데일리

헌법재판소가 8인 체제를 갖추고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죄 수사와 관련한 체포영장까지 발급되면서 '조기 대선'에 대한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권의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오세훈 서울시장 지지율이 박스권을 깨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4선 시장을 하면서 입증된 오 시장의 행정 경험과 검증된 역량을 바탕으로 차기 대선후보로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다만 현직 광역단체장 사퇴에 따른 보궐선거와 조기대선이 함께 치뤄질 수 있다는 점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아일보가 지난해 12월 28~29일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감으로 누가 가장 적합하느냐'고 물은 결과,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39.5%)와 홍준표 시장(8.9%)에 이어 8.7%로 단독 3위였다. 무엇보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8.0%)보다 순위가 높았다.

이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100%)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응답률은 9.3%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하면 확인 가능하다.

특히 '경제 분야를 잘할 인물'로는 이 대표(37.7%)에 이어 오 시장(9.4%)을 꼽았다. 홍 시장(7.3%), 김동연 경기도 지사(7.1%) 등의 순으로 여권 후보들 중 1위였다. 이는 윤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결과다.

2022년 6월 민선 8기 지방선거에서 승리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오 시장은 국내 정치인 중 전체 2위에 오를 정도로 각광 받았다. 당시 한국갤럽이 실시한 지방선거 직후 첫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 여론조사(2022년 6월 둘째주)에서 오 시장은 이재명 대표(15%)에 이어 10%로 전체 2위에 올랐다.

하지만 3개월 뒤인 9월에는 한동훈 전 대표에 추월 당했고 12월에는 홍준표 시장과 안철수 의원보다도 지지율이 낮아졌다. 지난해 연말부터는 1%와 2%를 벗어나지 못하는 등 반등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랬던 오 시장이 윤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박스권을 깨고 최고 8%대까지 지지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한동훈 전 대표 1강 체제가 탄핵소추안 가결 여파로 흔들리면서 이 대표의 대항마로 오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무엇보다 오 시장의 두드러지는 강점은 여야를 통틀어 풍부한 행정 경험이다. 역대 최초의 4선 서울시장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소득이 적은 사람에게 더 혜택을 주는 하후상박형의 복지 모델인 '디딤돌소득', 계층 이동 사다리 제공을 위한 '서울런',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미리내집', 재개발·재건축 촉진을 위한 '신속통합기획', 소규모 재개발 방식 '모아타운' 등 오세훈표 정책들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 도시 경쟁력 순위는 지난해 세계 6위까지 올랐다.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14년 만에 1등급을 회복하는 등 공직 기강 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다만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서울시장직을 내려놓고 대선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윤 대통령 비상계엄 후 탄핵 추진에 따라 여당을 향한 책임 추궁이 이어지는 불리한 상황에서 여당 후보로 대선에 나서는 것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어서다.

이 때문에 오 시장은 비상계엄 이후 연일 비상경제회의를 개최하며 민생 챙기기에 적극 행보를 보여왔다. 소상공인, 관광업계, 투자업계, 건설업계 등 분야별 비상경제회의를 개최하고 서울시 차원의 대책을 밝히기도 했다.

오 시장은 ▲일자리 예산 조기 집행 ▲소상공인 장기·저리 특별 자금 신설 및 최대 6개월까지 상환 유예 추진 ▲서울 관광업계 특화 고용지원센터 기능 확대 ▲서울관광진흥기금 긴급지원계정 활용 ▲투자 유치 전담기관 '서울투자진흥재단' 출범 ▲규제 철폐 등 정치적 혼란 속 수많은 민생 안정 대책을 내놓았다.

비상계엄 사태만 아니었다면 2026년 지방선거에서 5선에 성공한 뒤 2027년 대권에 도전하는 게 오 시장 입장에서는 이상적이었다. 다만 갑작스러운 '탄핵 정국'으로 오 시장이 대선에 도전하려면 임기가 1년이 넘게 남은 상황에서 시장직을 던지는 수밖에 없다.

결국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결정까지 당분간 고민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터뷰에서도 오 시장의 고민을 엿볼 수 있다.

그는 지난달 2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조기 대선에 출마하느냐는 질문에 "고민이 깊다. 잘 아시다시피 저는 지난번에 5년 동안 시장직을 수행한 때에도 중도 하차를 했다"며 "중도에 사퇴한 전력이 있는 제가 다시 또 서울시장직을 사퇴하고 대선에 출마한다는 것은 사실 상당히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또 한편 생각을 해보면 4선 서울시장의 소중한 경험, 공인으로서의 경험을 좀 더 큰 단위의 나라에서 써야 된다는 요구도 분명히 있을 수 있다"며 "이런 두 개의 큰 요구와 책임감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될지 참 고민이 깊고 그 고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말 깊은 고민을 해서 지혜롭게 판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03/202501030006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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