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장범 KBS 사장이 2일 신년사를 통해 "국가적 재난 상황과 정치적 격변기 속에서 공영방송은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는 능력 중심의 공정한 인사로 '직종 간 갈등'을 극복하고, 외부적으로는 '수신료 안정화'를 달성, 앞장서서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겠다"는 새해 목표를 제시했다.
먼저 박 사장은 "지난해 12월 29일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희생된 분들께 깊은 애도를 표하고 유가족들께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참사로 우리는 따뜻하고 열정 가득했던 광주총국의 기자와 KBS에 오랜 세월 헌신하신 퇴직자 선배님들을 잃었다"고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이어 "불의의 사고로 소중한 동료를 잃게 된 KBS 전 직원들에게도 큰 충격과 슬픔을 남겼다"고 토로한 박 사장은 "그럼에도 KBS는 재난방송 주관방송사로서 사고 수습과 진상 규명에 기여하고, 참사 유가족들에게 부족함 없는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적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임직원 여러분들께서는 책임감을 갖고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에 임해 국민들에게 정확한 정보와 함께 위로와 공감을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당부드린다"며 "KBS가 공정하고 품격을 지닌 방송으로 국민의 신뢰를 받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우리가 어느 자리에서 어떤 일을 하든 국민을 생각하는 게 최우선이 돼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 달라"고 당부한 박 사장은 "공영방송의 독립을 지키는 굳건한 리더십을 구축하겠다"며 이를 위해 두 가지 면에 역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사장은 "능력 중심으로 공정한 인사를 해 '직종 간 갈등'을 극복·통합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일 중심의 조직을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외부적으로는 '수신료 안정화'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한 박 사장은 "수신료를 내는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행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나가는 한편, 수신료를 포함해 재원 안정화를 뒷받침할 수 있는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박 사장은 "되풀이되는 공영방송의 수난사 고리를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며 "KBS 구성원들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의 진영 갈등이 극심해지는 사이, 우리는 국민이 가졌던 공영방송에 대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이는 저를 포함한 선배들이 남긴 과오이자 잘못"이라고 반성한 박 사장은 "회사의 생존 앞에 진영이란 있을 수 없다"며 "극단적 개인주의로 흐른 KBS를 실질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박 사장은 "후배들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새로운 KBS를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며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업무 시스템을 개선하고, 업무 공간도 새로이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미디어 환경이 시시각각으로 변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 박 사장은 "제작 현장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와 경험을 통해 콘텐츠 생산성과 질을 함께 높이겠다"며 "이 같은 KBS의 미래 비전을 항상 여러분과 소통하며 수립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 사장은 "글로벌 OTT의 공격적인 행보로 국내 제작 생태계가 위협받고 있고, 지상파 광고시장의 어려움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우리 모두의 단합된 노력이면 못 할 게 없다. 모두가 힘을 합쳐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영방송으로 다시 거듭나자.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이 KBS의 밝은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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