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선(사법연수원 27기) 헌법재판관이 2일 취임식에서 "슬픈 난국을 수습하고 희망을 찾는 위대한 여정에 동행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해 따라가겠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강당에서 정 재판관과 조한창(28기) 헌법재판관의 취임식을 열었다. 정 재판관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받치는 지혜의 한 기둥, 국민의 신뢰를 받는 든든한 헌법재판소의 한 구성원, 끊임없이 소통하고 도움을 주고받으며 함께 나아가는 믿음직한 동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정 재판관은 "우리는 지금 격랑 한 가운데 떠있다"며 "연이은 초유의 사태와 사건이 파도처럼 몰려와도 침착하게 중심을 잡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기대어 신속하게 헤쳐 나가야 하는 어려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익을 생각하지 않고 잘 보고 골고루 듣고 중지를 모아 헌법이 가리키는 방향을 제시함으로써 대한민국의 헌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해야하는 헌법재판소의 사명이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고도 했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헌법재판관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다"며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이 계셔서 헤처나갈 수 있으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출발하려 한다"고 말했다.
정 재판관은 마지막으로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모두에 늘 건강과 행운이함께 하길, 이 인사가 평범하게 들리는 일상이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날 정 재판관과 함께 취임식을 가진 조 재판관은 "무엇보다도 편향되지 않고 오로지 '헌법과 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 재판관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수호하고 법치주의를 통한 기본권 보장이 어떻게 실현돼야 하는지 항상 고민하겠다"며 "배려와 공감을 기본으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를 통해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미래를 위한 이정표를 제시하겠다"고 했다.
조 재판관은 그러면서 남아프리카공화국 초대 헌법재판관 알비 삭스의 책 '블루드레스'의 한 구절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국가가 실험대에 올랐을 때 판결을 통해 나라가 근본적으로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지를 말하지 않는다면 판사로서의 소명을 다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판결에 책임을 져야하고, 우리 자신의 목소리로 말하기를 두려워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를 마음에 깊이 새기며 제 각오를 다시 한 번 더 굳게 다지는 것으로 취임사를 마치겠다"고 했다.
한편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 후보자 3인 중 정 재판관과 조 재판관을 임명했다. 다만 마은혁(29기) 후보자에 대해서는 "여야 합의가 필요하다"며 임명을 보류했다. 정 재판관과 마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이, 조 재판관은 국민의힘이 각각 추천했다. 이날 정 재판관과 조 재판관의 임명으로 헌법재판소는 8인 체제가 됐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5/01/02/202501020007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