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박상수, 무안 여객기 참사에 "왜 활주로 끝에 콘크리트 둔덕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와 관련해 '외벽 앞 콘크리트 둔덕'(로컬라이저, 계기착륙장치)가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 여권에서 제기됐다.

박상수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30일 페이스북에서 "이번 사고의 이유가 완전히 밝혀지기 위해선 꽤 오랜 조사기간이 걸릴 것이다. 많은 경우 초기 사고보도와 전혀 다른 원인이 밝혀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원인에 대해선 차분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도 "사고 영상을 보며 계속해 마음 속으로 의문이 생기는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박 전 대변인은 "공군의 공보장교를 하며 전투기 추락 사건을 수차 겪어봤고, 대한항공의 사내변호사를 하며 과거 사건·사고 기록들을 접하며 보통의 사람들보단 항공 사고에 대해 많이 접해 왔다"며 "첫 보도는 '테일(꼬리 쪽)이 외벽에 부딪혔다' 했지만 사고 영상에서 '사고 항공기가 가장 먼저 부딪혀 폭발을 일으킨 것은 로컬라이저 하단 콘크리트 구조물'이었다. 이 구조물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른 공항 로컬라이저들을 찾아보니 인천, 김포, 양양, 청주, 제주 공항 모두 '부러지기 쉬운 가느다란 로컬라이저'가 설치됐지 저런 둔덕과 콘크리트 구조물로 구성돼 있지 않았다"며 "항공법과 항공관련규정을 뒤져보니 국토교통부 고시 '공항안전운영기준 제42조 제1항 제4호'에 따르면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가 위치한 지역엔 '부러지기 쉬운 구조의 구조물이 세워져야 한다' 분명히 규정돼 있었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변인이 언급한 공항안전운영기준 제42조 제1항 제4호를 살펴보면 활주로 안전과 관련, "불법 장애물이 없을 것"이라고 명시했다. 다만 설치가 허가된 물체에 대해선 지지하는 기초구조물이 지반보다 7.5㎝ 이상 높지 않아야 하며, 물체는 부러지기 쉬운 구조로 세워져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그는 "국토부에서도 '상단의 로컬라이저 안테나는 국제 규격에 맞게 설계되고 설치됐으나 하단 구조물은 좀 살펴봐야 한다'는 답을 했다"며 "일반적으로 활주로 오버런(이착륙 도중 활주로 이탈)은 비교적 빈번히 일어나는 사고이고, 동체 착륙은 그보다 자주 발생하진 않으나 활주로에 동체착륙하고도 승객이 거의 전원 사망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고 짚었다.

박 전 대변인은 "국토부는 여수 공항도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 구조물 위에 있다 하는데, 관련 법령을 살펴 오버런 사고에 큰 위험이 될 콘크리트 둔덕 구조물은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앞서 주종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무안공항은 활주로 종단 안전구역 외곽의 활주로 끝단에서 약 251m 거리에 방위각 시설(로컬라이저)이 설치돼 있다"며 "여수공항과 청주공항 등에도 콘크리트 구조물 형태로 방위각 시설이 있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변인은 "일반적으로 항공기에 버드스트라이크가 발생한다고 (랜딩기어 작동에 필요한) 유압이 빠져나가지 않는 점에서 이번 사고는 여러가지 복합적 요인이 결합돼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신속한 사고 조사와 제도개선 및 시설개선 등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일반적 수준의 오버런 사고에도 위험을 야기할 수 있는 콘크리트 둔덕 로컬라이저는 시급히 개선돼야 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