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탄핵 817 자막' '여객기 폭발 장면' 내보낸 MBC 뉴스 심의

지난 29일 오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가 발생한 직후, 여객기가 공항 활주로 끝 외벽에 부딪혀 폭발하는 장면을 여과 없이 방영하고, 뉴스 특보 중 <탄핵 관련: 817> 등 뉴스와 관계 없는 자막을 내보내 물의를 빚은 MBC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 위원장 류희림) 심의를 받게 됐다.

30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각 방송사의 '재난방송준칙' 준수 여부를 점검한 방심위는 논란이 된 MBC와 KBS 등의 뉴스 프로그램을 내달 6일 개최되는 전체회의에서 심의하기로 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심의 대상에 오른 방송사는 현장 제보 화면을 그대로 송출한 KBS와 MBC였다.

MBC는 사고 여객기가 폭파되는 충격적인 장면을 방영할 당시 소속 기자의 실명을 자막에 달았으나, 이후 '목격자로부터 받은 제보 영상'이라고 수정했다.

특히 MBC는 특보를 전하던 중 <탄핵 관련: 817>이라는 정체불명의 자막은 물론 △세 가지 컬러의 '배추 그림'과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 정치인들의 이름 △'엔비디아' '카카오' 등 대기업들의 CI를 노출해 의문을 자아냈다.

이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817은 북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1987년 8월 17일에 하달한 대남 공작 지침을 언급한 것'이라는 유언비어가 퍼져 논란이 확산됐다.

또한 항공 경로를 설명하는 그래픽에서 동해가 '일본해(Sea of Japan)'로 표기된 지도를 사용한 MBC 뉴스도 심의 대상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방심위는 당초 이날 오후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심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타 방송국 심의 규정 위반 사례까지 전수 조사하는 것으로 방침을 변경하고, 해당 안건을 차기 회의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방심위는 각 방송사에 "위원회의 재난방송 심의 규정과 자체 재난방송 준칙을 준수해 달라"고 요청한 뒤 방송심의국에 방송심의규정 준수 여부에 대한 관련 모니터링 강화를 지시했다.

이어 "사고 당시 현장의 자극적인 장면을 반복 송출하는 것부터 확인되지 않은 사고 원인에 대한 보도, 동의 없는 유가족 인터뷰와 인적 사항 공개 등 인권 침해를 포함한 2차 가해가 없도록 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