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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제가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이라는 권위가 어디서 나뫘는지 자기 권한이 무엇인지를 잘아는 리더가 필요하다.

서울사는부울경사람

 

권력의 정점에 서더라도 아부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된 판단을 하는 리더가 필요하다.
(퍼온 글) 황제폐하게서는 심히 피곤하십니다.
 
때는 나폴레옹 제국의 영광이 극에 달할 무렵, 아우스터리츠에서 두 명의 황제를 무릎 꿇게 하고 틸시트에서 군주들을 상대로 흥정한 우리의 나폴레옹 1세께서는 그 위엄과 영광이 하늘을 찌르고 있었다. 
 
 
허나 모름지기 시대를 주도하는 국가란 무력의 힘만 아니라 문화적인 힘도 강고해야 하는 법. 안타깝게도 프랑스 1제정은 그 넘치는 무력에 비하여 창작 예술 쪽으로는 볼 만한 것이 거의 없었다.  혁명에 반대하는 문인들은 혁명을 피해, 나폴레옹 황제에게 반대하는 문인들은 황제를 피해 프랑스에서 달아난지 오래였다. 샤토브리앙, 스탈 부인 등 황제와 척을 진 문인들은 외국에서 황제를 씹어대기 바빴으니, 그들을 코렁탕에 쳐박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가라앉히느라 황제는 노기를 삭혀야 했다.
 
소싯 적 루소 좀 본 황제 폐하께서는 문학에도 관심이 많았지만, 시민들에게 인기 있는 연극에도 관심이 많으셨다. 사실은 좀 지나칠 정도로 관심이 많으셨다. 오스트리아나 프로이센과 국운을 건 전투를 치르기 전, 황제가 훌쩍거리며 수백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파리의 극장에 걸리는 작품에 대해 지시 사항을 내렸다고 한다면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다만 그 관심은 썩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 것이다.
 
 
 18세기에 무시되었던 비극작가 코르네유의 열렬한 팬이었던 황제의 취향에 힘입어 프랑스 신민들은 놀라운 우연으로 전부 코르네유의 팬이 되는 기염을 토할 수 있었다. 반면에 "세익스피어? 걘 똥이야, 똥이라고! 히히! 똥이나 먹어라!"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황제는 '행정 재판소' 에서 세익스피어를 비난히기도 했고, 햄릿 등의 작품은 많은 가위질을 당한 후에야 공연이 가능했다. 
 
 
 당연하게도 황제는 감히 불경스럽게 황제와 현 정치 상황을 은유하는 듯한 연극을 보면 몸소 가위질을 치는데 열심이었다. 굳이 그렇게 황제가 기를 쓰지 않아도, 소란스러운 혁명 기간을 지나며 프랑스의 연극은 단조롭고 과장된 홍보물과 같았던지라 이러한 열성은 이러한 조악함에 한 몫 거드는 효과를 가져왔을 터이다.
 
 
 
 
File
 
 
 
그러나 나폴레옹 황제와 그 체제에 대해 가장 많은 비난을 퍼붓는 스탈 부인(그녀는 나폴레옹 황제가 말을 잘할 때는 '남을 비난하고 욕할 때 뿐' 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조차도 찬사를 아끼지 않는 대배우가 프랑스에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프랑수아 조제프 탈마(Talma Francois Joseph 1763 ~ 1826) 였다. 
 
 
탈마는 말할것도 없는 당대 프랑스 최고의 인기 배우였다. 치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아버지의 직업을 잇는 대신 자신의 길을 걸어가 당대에 유명한 비극의 모든 주연을 도맡았고, 황제가 그토록 좋아한 코르네유와 리신의 작품에서 가장 완벽한 모습 등을 보여주었다. 
 
 
당연히 나폴레옹 황제도 탈마를 대단히 좋아했다. 검열의 폭풍이 휘몰아치는 시기였지만 탈마는 배짱 좋게 무대에서 '독재자' 에 대한 장광성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탈마는 다음날 아침의 식사를 코렁탕이 아닌 튈트리 궁에서 황제와 함께 즐거운 만찬으로 대신할 수 있었을 정도다. 황제는 탈마와 같은 자리에서 식사하며 예술가와 지성인에 대해 잡담하는것을 아주 즐겼고, 자신이 좋아하는 배역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즐겼다. 적어도 탈마에 대해서는 황제는 아주 관대했다.
 
 
 그러나, 그토록 황제의 신임을 받고 배짱 좋은 탈마에게도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고 만다. 
 
 
 
 
 
 
 
1810년, 나폴레옹 황제는 아이를 낳지 못하는 조세핀 황후와 결별하게 된다. 보다 정확히 말하면 아이를 낳지 못하는 조세핀을 버린 것이리라. 파리의 신민들 역시 그러한 사정을 모를리 없었으나, 감히 대놓고 황제의 사생활을 쑥덕거릴만큼 간 큰 사람들은 얼마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이상한 폭탄이 탈마에게 찾아오고 말았다.
 
 
 조세핀 황후가 공식적으로 황제와 결별하고 난 얼마후, 황제는 언제와 같이 탈마의 연극을 보며 마음에 위안을 찾으려 하였다. 그날 탈마가 공연한 것은 『브리타니쿠스』 였으며, 탈마는 네로 역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한참 몰입해서 공연을 하던 탈마는 이후 내용을 깨닫고 경악하고 만다. 연극 도중에 옥타비아가 애를 낳지 못하는 부인을 매몰차게 내쳐버리는 부분이 있었던 것이다!
 
 
 황제는 심지어 발레조차 비유적인 발레 대신, 신화나 역사에 관련한 발레만 허용할 정도로 현실정치에 대한 풍자나 비유에 대해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물며 이것은 아내를 버린 남자의 악독함을 지적하는 부분이 아닌가.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배우 탈마조차 더듬거리며 대사를 제대로 발음하지 못했고, 상황을 넘길 애드립도 치지 못하였다. 탈마의 속사정을 관객들이라고 몰랐을까? 그들의 눈 역시 자연히 한 인물에게 집중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나폴레옹 황제는 어느날 새벽 2시, 『페드로』를 공연하기로 되어 있던 오후 공연 예정을 갑작스럽게 『브리타니쿠스』로 변경시킨 적도 있을 정도로(글을 쓰는 본인의 경우에는 대학시절 『청춘예찬』이라는 극을 공연하기 위해 몇달 동안 연습만 한 적도 있었으니, 새벽 2시에 극을 바꿨다는것이 무슨 의미인지 와닿을 것이다.) 『브리타니쿠스』에 대해서는 빠삭했다. 황제 역시 곧이어 벌어질 상황을 예측했을 것이 분명하다.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관객들도, 더듬거리며 대사를 치는 탈마도, 무대 뒤에서 이를 지켜보는 관계자들의 눈도 황제에게 향해 있었을 때 황제는,
 
 
 
 "크으으으응~~~~드르르러어어엉~~~~음
 
냐…드르러러러렁……"
 
 
 
 
 황제는 '전력을 다해' "나는 잠을 잔다!' 고 어필하기 시작했다. 
 
 
 레뮈자의 부인의 말에 따르면 황제는 보통 때에도 연극을 보는 도중 조는 경우가 많았지만, 당시 황제의 모습을 지켜본 라보리 등에 따르면 누가봐도 그것은 황제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는 연극이었다. 
 
 
 그렇다면 이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황제는 잠이 든 척 하고 있다. 그러나 연극을 보는 사람이 황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일반 관객들은 넘어간다쳐도, 황제를 수행하며 같이 연극을 보는 궁정인들은 어찌할 것인가? 과연 황제는 '황제' 와 '황후' 사이에 가장 가까이 있는 궁정인들이 자신들을 풍자하는듯한 내용을 보는것을 좋아할 것인가?
 
 
 그 자리에 모여있던 궁정인들은 재빠른 시기에 이러한 판단의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들은 곧, 
 
 
 
 
 
 
 
 
 "드르르르르르러러렁!!! 으르르르러러러렁!!!!
 
 으어어어어엉! 부어어어어엉! 쿨쿨쿨쿨쿨!! 음
 
냐음냐..."
 
 
 
 
 
 
 순식간에 극장에선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잠을 자는 잠만보들의 향연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더듬거리던 탈마는 간신히 그 부분을 넘어가기 시작했고, 그러자 황제와 여타 궁정인들은 기다렸다는듯이 하품 쩍쩍 해가며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아함...어허, 중간에 자버렸군, 이거. 뭔 일 있었나?"
 
 
 "으함....무슨 일이 있었겠습니까, 폐하? 소인은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만."
 
 
 "그렇지? 나도 잠을 자고 있었으니까 말야."
 
 
 "예, 폐하. 자고 있었는데 뭘 알겠습니까?"
 
 
 
 
 그렇게 파리의 한 극장에서 벌어진 놀라운 신령 체험, 놀라운 우연의 일치로 한꺼번에 잠이 든 기적으로 인해 탈마는 자신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넘어갈 수 있었다…… 하더라.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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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동아리
    3시간 전

    정확한 지적입니다

    제도가 문제가 아닙니다 리더쉽이 문제입니다 내각 책임제하면서 걸핏하면 의회해산하고 총선거 해서 정치적 혼란이 늘 존재하는 나라들 많습니다 오죽하면 일본에서조차 한국과 미국처럼 자기들도 대통령제 좀 했으면 좋겠다고 하겠어요

     

    참고로 일본은 왕이 있어서 대통령제는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