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앞두고 인선에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당이 '재창당' 수준으로 각성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비대위 전환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지만 비대위원장 물색 단계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당에서는 주로 외부 인사보다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을 경험한 원내 중진을 고려하는 기류가 우세한 탓에 5선의 권영세·김기현·나경원·윤상현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원외에서는 지난 7월 전당대회에서 친윤(친윤석열) 후보로 등판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과거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을 이끈 김무성 전 대표의 이름까지 나왔다.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을 수습하는 기간인 만큼 권성동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야 한다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전날 비대위원장 인선을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 결국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회전을 거듭했다. 비대위 형태에 대해서도 선수별 대표자 비대위 구성부터 중진을 중심으로 한 집단지도체제 등의 방안이 제시됐지만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결국 오는 18일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방향과 비대위원장 인선 등에 관해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 전환을 두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이 당에서는 "비대위를 통해 빠른 시일 내 당 간판을 내리고 재창당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김태흠 충남도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비대위 구성을 놓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국민의힘에 충언드린다"며 "비대위 구성을 놓고 외부 인사니 덕망가니 하며 한가하게 여유 부릴 때가 아니다. 지금 국민의힘은 존망의 위기"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헌법재판소 심판 결과에 따라 조기 대선도 염두에 둬야 하는데 비대위 체제로는 대선을 치를 수 없다"며 "이번 비대위는 당의 재창당 준비위원회 수준이면 된다. 초선, 재선, 3선 등 각 선수 대표와 원외 위원장 대표 등 당내 구성원이 참여해 재창당을 위한 로드맵을 준비하고 실행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부 인사와 덕망가는 재창당할 때 영입하면 된다"며 "야당과의 협상, 정부와의 현안 등 대외 문제는 원내대표가 하면 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재집권보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우선이다. 재창당 수준의 새판 짜기를 통해 당을 수습하고 국민에게 국가 비전과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정당으로 환부작신(換腐作新·썩은 것을 새것으로 바꿈)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금 국민의힘은 난파선과 같은 위기에 처해 있다"며 "환골탈태 해야 한다"고 했다.
윤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당원들의 목소리를 폭넓게 경청하며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이기심과 비겁함이 만연했던 당 중앙을 폭파하겠다는 절절한 심정으로 당의 창조적 파괴와 전면적 대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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