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29일 야당이 최재해 감사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추진하는 데 대해 "헌법 질서 근간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혜전 대변인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야당의 감사원장 탄핵은 헌정사상 처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은 감사원장 탄핵을 '감사원 기능 마비' 의도로 규정하고 "국민 세금 낭비, 부정부패 예방 기능은 물론, 국가통계조작 사건, 탈원전 정책,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 사드 정보 유출 사건 등 국기문란 사건을 조사해 국가 질서를 세우는 업무가 마비될 것이고, 그 피해는 국민에게 고스란히 간다"고 우려했다.
정 대변인은 최 원장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는 합리적 리더십과 뛰어난 조직관리 능력을 두루 갖췄다"며 "문재인 정부가 최 원장을 지명한 이유다. 그때와 지금 감사원은 무엇이 달라졌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직무 독립성이 있는 감사원에 대해 야당 입맛대로 감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원장을 탄핵하겠다는 것은 정치적 탄핵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장과 4차장검사, 반부패수사2부장 등 검사 탄핵에 대해서는 "야당이 원하는 대로 수사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중앙지검 지휘부를 탄핵하는 것은 명백한 보복 탄핵"이라고 했다.
정 대변인은 "서울중앙지검은 관할 인구 200만 명, 연간 10만여 건 사건을 처리하고 일반 국민 민생 사건도 담당한다"며 "탄핵을 이어간다면 민생 사건 또한 하염없이 지체되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탄핵소추안 발의한 검사도 9명에 이르렀다. 당대표가 연루된 대장동과 백현동 특혜 의혹을 수사한 검사, 야당 돈봉투 살포 수사 검사도 포함돼 있다"며 "야당 수사와 재판을 중단시킬 목적으로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으로, 사법 체계 무력화 시도로 밖에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정 대변인은 또 "야당 방탄을 위해 피고인이 검사를 탄핵하겠다는 것"이라며 "탄핵은 중대한 헌법 또는 법률 위반이 있는 경우에만 극히 예외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게 헌법 정신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야당이 탄핵을 의결했거나 발의한 인사만 18명에 이르렀다. 명백한 탄핵소추권 남용이자 위헌적 탄핵"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감사원, 검찰 등 법집행기관에 대한 무분별한 탄핵 추진은 헌법 질서를 유린하는 정치적 탄핵 행위"라며 "국정을 마비하려는 정치 의도가 있는 건 아닌지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야당이 단독 처리한 상설특검 후보 추천 규칙 개정안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반박했다.
정 대변인은 "상설특검 후보 추천 규칙 개정안은 야당이 국회 추천권을 독식하겠다는 것으로, 입법부와 행정부 권력분립 원칙에 위배된다"며 "개정안에 따르면, 야당이 특검 후보자 추천 7명 중 4명을 독점, 과반을 차지한다. 인선 등 모두 야당이 결정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어 "결국 국회 추천 4명 모두 자신들 꼭두각시를 임명함으로써 민주당 마음대로 특검 후보를 추천하고, 수사와 기소를 독점해 자신만의 검찰로 만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며 경기에 뛰어야 할 선수가 게임 룰과 심판을 자기 입맛에 맞게 정하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실은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농업분야 4개 쟁점 법안을 야당 단독으로 처리한 데 대해 "이미 폐기된 법안을 또다시 통과시켜 대통령 재의요구권을 유도한 의도로 보인다"며 "야당은 민생을 철저히 외면한 채 전대미문의 입법 폭주와 탄핵 남발로 국정을 파괴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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