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무마해 주겠다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경찰 총경 출신 곽정기 변호사가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곽 변호사가 수사 무마 목적으로 금품을 받은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다만 현직 경찰관에게 백현동 사건을 소개받고 소개료를 건넨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봤다.
서울중앙지법 21형사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2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변호사와 박모 경감의 선고기일을 열었다. 곽 변호사와 박 경감은 각각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았다.
◆ '백현동 수사 무마 의혹' 뭐길래
'백현동 개발 사업'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에서 진행된 사업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로비스트' 의혹을 받는 김인섭씨의 청탁을 받고 백현동 민간업자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회장 등에게 부당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관련돼 있다. 이 사건은 경기남부경찰청이 초기 수사한 뒤 서울중앙지검에 넘겨졌다.
곽 변호사는 2022년 6~7월 정 회장으로부터 경찰의 백현동 수사 관련 수임료 7억 원을 받고, 그 외에 공무원 교제와 청탁 명목으로 현금 5000만 원을 별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백현동 사건을 소개받고 소개료 명목으로 박 경감에게 400만 원을 건넨 혐의도 있다. 박 경감도 변호사법,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곽 변호사와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변호사법 110조는 '변호사가 판사, 검사, 재판·수사기관의 공무원에게 제공하거나 그 공무원과 교제한다는 명목으로 금품 등을 받는 경우 5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검찰은 곽 변호사가 받은 5000만 원을 변호사법이 금지하는 공무원 교제·청탁 명목 자금으로 판단했다.
◆ 5000만 원 금품 수수 혐의 '무죄' ... 사건 수임 소개료 건넨 혐의는 '유죄'
'곽 변호사가 백현동 수사 무마 목적으로 금품을 수수한 혐의'는 무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이와 관련된 증거는 정바울의 증언이 유일한데, 정바울이 법정에 나와 현금을 교부하게 된 경위와 과정 등을 밝힌 점을 살펴보면 정씨의 진술이 조금씩 변경되는 게 나타난다"며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확신이 들 정도로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곽 변호사가 현직 경찰관에게 백현동 사건을 소개받고 소개료로 400만 원을 건넨 혐의'는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100만 원짜리 수표 4장이 곽정기로부터 박 경감에게 교부됐다는 점이 확인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곽 변호사는) 법률생활의 공정을 방해하고 법질서를 문란하게 하며 수임 구조의 왜곡을 불러일으켰다"고 비판했다. 또 "피고인은 압수수색 당시 휴대전화를 초기화하고 자신의 다이어리를 찢어 버리는 등 증거인멸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인은 과거 경찰 고위직에 재직한 경력이 있는 전관 변호사"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곽 변호사가) 경찰관 출신 변호사로서 현직 경찰관과 지속적으로 교류한 내용이 확인된다"며 "현직 경찰관들에게 경찰 출신 변호사 접촉을 규정상 금지하는 이유는 수사기관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리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직 경찰관과 경찰 출신 변호사의 사적 접촉 금지 기간은 5년이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1/22/202411220023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