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쿠르스크 공습에 러 파병 북한군 고위 장성 피격"

최근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공습으로 북한군 고위 장성 한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서방 당국자들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북한이 지난달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에 1만명 이상 군인과 장교들을 파병한 이후 북한군 고위 장교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서방 당국자가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들 당국자는 해당 북한군 장교가 얼마나 다쳤는지나 그의 신원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앞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북한군 장교 최소 500명이 파병 군인들을 이끌고 러시아에 입국했으며 고위급 장성으로는 김영복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과 리창호 정찰총국장, 신금철 인민군 소장 등 3명이 여기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부상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고위 장교는 20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 영국제 스톰섀도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공격에서 다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SNS 등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스톰섀도 최대 12기가 쿠르스크 마리노마을의 군 지휘본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을 타격했다.

영국 언론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언론은 해당 본부가 북한군과 러시아군 장교들이 사용하는 시설이라고 전했다.

한 러시아 블로거는 공격 당시 북한군 여러명이 그 본부에 있었다고 주장했다고 WSJ은 전했다.

앞서 러시아는 8월 우크라이나가 개전 후 처음으로 국경을 넘어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 및 점령하자 이를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했다. 현재 쿠르스크 지역에는 1만명 이상의 북한군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유엔 북한대표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이번 쿠르스크 공격에 대한 논평 요청에 즉각적으로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덧붙였다.

지난달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사실이 전해지자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우크라이나에서 싸우는 모든 북한군은 우크라이나군에게 "공정한 게임이자 공정한 표적"이라면서 공격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7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유럽정치공동체(EPC) 정상회의에서 쿠르스크에 배치된 북한군 중 일부가 전투에 투입돼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말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최근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지원한 에이태큼스(ATACMS) 전술 탄도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미국이 그간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요청해왔던 에이태큼스 사용 제한을 이번에 해제한 것은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대응이라고 미국 당국자들은 전했다.

영국은 미국의 장거리 미사일 해제조치 이후 자국산 스톰섀도 순항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사용도 허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허용 여부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는 않고 있다.

한편 쿠르스크 지역에 파견되는 북한군이 더욱 늘어날 수도 있는 만큼 북한군의 피해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9일 유럽의회 특별본회의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1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