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은 북한 김정은이 9월 방문한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이 평양 인근 강선의 미신고 단지로 보인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이사회 모두발언에서 "IAEA는 북한 핵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감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이 공개한 김정은의 핵시설 방문 사진 속 원심분리기 캐스케이드(연속 농축을 위해 원심분리기 다수를 일렬로 연결한 설비)와 인프라가 원심분리기 농축시설의 배치, 강선 단지의 본관과 신설 별관의 구조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별관에 원심분리기가 설치된 사진은 '핵무기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기 위해 원심분리기 수를 더 늘리겠다'는 김정은의 발언과 일치한다"며 "강선의 미신고 농축 시설과 '무기급 핵물질 생산 기반을 더욱 강화하라'는 김정은의 발언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영변의 경수로가 간헐적으로 계속 가동되고 있다는 징후가 있다"며 이는 진행 중인 커미셔닝(원자로에 최초로 핵연료를 정전해 각종 시험을 하면서 출력을 높여가는 시운전) 과정과 일치한다고 짚었다.
또한, "영변의 5MW 원자로가 지난 8월 중순에서 10월 중순까지 가동되지 않은 것으로 관찰됐다. IAEA 전문가들은 이 기간이 원자로에 연료를 재공급하고 7번째 가동 주기를 시작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한다. 원자로에서 인출된 사용후핵연료는 몇 달간 냉각 과정을 거친 뒤 재처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과 관련해서는 중대한 변화의 징후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핵실험 지원 준비는 여전히 완료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을 향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하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안전조치 협정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이행을 위해 IAEA와 신속히 협력하는 한편 IAEA 사찰단이 북한에 부재한 기간에 발생한 모든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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