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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단임' 트럼프 시즌 2, 강경 친위대로 속도-효율 제고 … '실리외교' 서둘러야

뉴데일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행정부 진용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신이 내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공약을 실현할 '충성파' 측근들을 전면에 배치한 가운데 30~40대를 다수 기용하면서 기존 질서를 흔들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이번 인선의 특징 중 하나는 '거침없는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CNN방송은 13일(이하 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이 대통령선거 승리 후 이틀 만인 7일 수지 와일스 선거대책위원장을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지명한 데 이어 일주일 만에 총 16명의 정부 주요 보직 인선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그가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맷 게이츠 법무부 장관 △토드 블랑쉬 법무부 차관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지명을 추가로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공개된 주요 보직인사는 모두 20명으로 집계된다.

특히 외교·안보 인선은 사실상 마무리했다.

마이클 왈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플로리다)이 국무장관으로 각각 지명됐고, 폭스뉴스 앵커 피트 헤그세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에는 존 랫클리프가 각각 발탁됐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외교·안보 인선은 보훈부 장관 정도다.

이는 2016년 대선 이후와 비교하면 눈에 띄게 빨라진 속도로 평가된다. 8년 전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일 뒤 닷새 만에 비서실장 인선을 발표한 뒤 달을 넘겨 국무장관, 국방장관 인선을 공개했다. 이번보다 요직 인사를 결정하는 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폭스뉴스는 "2016년과 비교해 맹렬한 속도(neckbreaking)로 내각 인선을 단행하고 있다"고 표현했다.

4년 전보다 더 노련해진 데다 4년 단임인 만큼 각종 현안을 임기 초반에 동시다발적으로 빠르게 처리하려는 트럼프 당선인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실제 그는 선거운동 기간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등 자신의 공약 이행을 위한 행정명령들을 취임 첫날 발동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취임 첫날 독재자가 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취임 뒤 24시간 내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첫날 하고 싶다고 제시한 공약이 41개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또 다른 특징은 트럼프에 '충성심(Loyalty)'을 적극 표현하거나 그의 강경 노선에 동조하는 인사들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애초부터 트럼프 당선인을 따랐건, 반대의 목소리를 내다가 전향을 했건 간에 일련의 인사들은 모두 '트럼프 충성 인사들'로 구분된다.

루비오 국무장관 내정자와 헤그세스 국방장관 내정자, 왈츠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 등은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자국 우선주의와 외교적 고립주의 노선에 호응해온 인물들이다. 각종 과제를 실현할 수 있는 '전사'들을 전면 배치함으로써 일사불란한 팀워크를 발휘하려는 뜻을 분명히 한 셈이다.

유엔 주재 대사로 지명된 엘리스 스터파닉 하원의원(뉴욕) 역시 2019년 탄핵 심리에서 트럼프 당선인을 옹호하고 2020년 대선 결과가 사기라는 주장에 적극 동조한 사람이다.

국경 정책 총괄역인 '국경 차르(Czar)'에 지명된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ICE) 국장 직무대행과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내정자 역시 트럼프 당선자의 강경 이민정책에 동조해온 측근들로 평가된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막후 실세 역할을 한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지난달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기 내각 구성의 주요 목표는 트럼프 당선자의 뜻에 반해는 "나쁜 행위자가 들어오는 것을 막는 것"이라면서 '충성파 감별사' 역할을 자임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금까지 인선에서 젊은 세대를 대거 발탁했다.

공개된 지명자 17명 가운데 10명 이상이 30~50대로,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수장에 나란히 지명된 일론 머스크(53) 테슬라 CEO와 비벡 라마스와미(39) 전 공화당 경선 후보는 14살 차이가 난다.

또한 △밀러(39) 부비서실장 내정자 △스테파닉(40) 유엔 주재 대사 내정자 △털시 개버드(43) 국가정보국(DNI) 국장 내정자 △맷 게이츠 법무장관 내정자 등 30대 후반~40대 초반 인물들도 대거 포진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즉흥적이고 모험적인 결정을 제어했던 이른바 '어른들의 축(axis of adults)'의 부재에 따른 우려가 제기된다.

비판적 검토가 부재한 상황에서 젊고 경험 없는 '예스맨'들이 주요 보직을 꿰차게 된 만큼 트럼프 당선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시행된 정책으로 국가가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CNN은 트럼프 당선인이 1기 행정부 때보다 더 많은 '비정통파'를 중용한 것은 "그가 나라를 위험한 방향으로 몰고 갈 것이라는 비판자들 사이의 두려움을 더욱 증폭하고 있다"고 짚었다.

뿐만 아니라 뉴스 진행자 이력부터 사생활 논란이 있는 하원의원까지 내정되면서 공화당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트럼프 당선인의 '도발적인' 인사에 대해 워싱턴 정계에서 회의, 불신 그리고 약간의 실망이 나오고 있다"며 "상원 공화당 의원들은 특히 법무장관 지명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가장 논란이 큰 인물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헤그세스 내정자와 법무장관 지명자인 게이츠 하원의원(플로리다)이다. 두 사람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강성 충성파로 분류되지만, 장관에 임명하기에는 경력이 부족한데다 사생활 논란까지 있어 '자격 미달' 논란이 일고 있다.

헤그세스 지명자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복무 경험이 있지만, 군사정책에 대한 경험이 없어 군 내에서도 반발이 예상된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전직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군 복무 이후 국가안보에 대해 의미 있는 일을 한 적이 없는 인물이 만만치 않은 자리에 올랐다는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NYT는 군 관계자들이 헤그세스 임명에 실망하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게이츠 의원의 경우 이미 공화당 상원의원 3명 이상이 반대하고 있다. 그는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한 트럼프 지지자들이 일으킨 의회 폭등에 대해 음모론을 주장한 바 있다. 또 17세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은 적도 있으며 마약 복용, 선거자금 유용 등 여러 의혹에 휩싸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은 게이츠가 지지를 얻기 힘들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화당 소속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노스다코타)은 "게이츠가 결승선(장관 임명)을 통과하려면 길고 가파른 언덕을 넘어야 한다"며 "그를 임명하려면 엄청난 자원이 필요한데, 그럴만한 가치가 있을까 싶다"고 꼬집었다.

이날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된 '백신 음모론자' 케네디 주니어의 인준도 난항이 예상된다. 그는 이번 대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중도 사퇴 후 트럼프 당선인을 지지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백신을 믿지 않았던 그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적합한지를 두고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백신 사용이 자폐증을 유발한다고 주장하면서 정치권을 상대로 백신 반대 로비 활동을 펼쳐온 전력이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뜻대로 움직일, 충성도 높고 젊은 '슈퍼 매파' 인사들로 진용이 구축되고 있다.

게다가 공화당은 대선 승리에 이어 같은 날 치러진 의회 선거에서도 상·하원 모두 다수당 지위를 차지했다. 공화당이 행정·입법부를 모두 장악한 '레드 스위프(Red sweep)'가 현실화함에 따라 트럼프 당선인은 의회의 견제 없이 '미국 우선주의'에 기조 한 경제 보호무역, 고립주의 정책을 본격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70여년간 성장해온 우리로서는 경험해본 적 없는 '불확실성'과 대면하게 될 셈이다.

임기 첫날부터 '위대한 업적'을 갈망하는 트럼프 당선인의 '폭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가치 외교' 노선을 서둘러 폐기하고,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실리외교'로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또 정교한 협상 카드도 새로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發 경제, 외교·안보 '퍼팩트스톰'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 기존에 구축된 다양한 채널을 십분 활용 또는 확장해 새로운 핵심 실세들과 기민한 채널을 구축해 트럼프 2기가 몰고 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일(2025년 1월20일)까지는 70일이 채 안 남았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1/15/202411150026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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