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당원 게시판 논란을 둘러싸고 잡음이 커지고 있다. 친윤(친윤석열)계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지속적으로 비난한 '한동훈' 명의의 당원에 대해 당무 감사에 착수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에서는 당원 게시판의 해당 행위 논란에 대해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금년 한 해 동안 당원 게시판에 올라온 당원들의 글을 검색해서 해당 행위가 명백한 자는 당무 감사 윤리위원회를 통해 축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원 게시판 사태는 한동훈 대표와 한 대표 가족(처·모친·장인 등) 이름으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방글이 반복적으로 올라왔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논란은 지난 5일과 6일 사이 국민의힘 홈페이지 오류로 작성자 이름이 노출되면서 시작됐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한 대표와 가족이 비방글 작성자로 지목되자 의혹을 부인했지만, 친윤계를 중심으로 해당 행위자를 조치해야 한다는 요구가 공개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논란을 정리할 수 있는 당 차원의 적절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최고위원은 "당에서는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니라고 하면서 그냥 넘어가려고 하는데 그렇게 넘어갈 일이 아니다"라며 "당원 탈을 쓴 잠입한 간첩들인 욕쟁이 저질 당원을 모두 색출해서 반드시 축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최고위원은 그러면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해 욕설을 한 주체가 한 대표와 가족인지에 대해 "전부 실명 인증을 통해 글을 게재할 수 있기에 한 대표와 그 가족 이름의 당원은 가공인물은 아니다. 동명이인인지 아닌지 여부가 밝혀지지 않았을 뿐"이라며 묘한 뒷맛을 남겼다.
다만 그는 "한 대표는 '한동훈으로 게재된 당원의 글은 내가 쓴 것이 아니다'고 확인해 줬다. 본인이 '아직 아이디 인증을 받지 않아 쓸 권한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 대표를 향해 "한 대표가 쓴 글이 아니라면 더더욱 그 '한동훈' 당원을 반드시 당에서 쫓아내야 한다"며 "한 대표 가족 이름으로 글을 쓴 사람들도 반드시 색출해서 당에서 쫓아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도 이날 '전격시사'에서 "진실을 좀 규명할 필요가 있다"며 "당무감사 등을 통해 조사를 좀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친한(친한동훈)계도 당 차원 대응의 필요성에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장동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무 감사 여부까지도 지금 사무총장이나 당에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동훈 드루킹'이 아니냐는 의혹에 대해서는 "비방의 글을 올리려면 한 대표가 실명으로 하기야 했겠느냐"고 부인했다.
다만, 당무 감사 등 요구가 자칫 한 대표를 사실상 겨냥한 것으로 비쳐 최근 해빙기에 접어든 당내 분위기가 다시 싸늘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당의 전열을 흩트릴 필요는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당 분위기가 모처럼 부드러워졌는데 불똥이 엉뚱한 곳에 튀는 것 같다"며 "민주당에 또 빌미를 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날 이 사건을 고발한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를 소환했다고 밝혔다. 오 대표는 지난 11일 당원 게시판에 윤 대통령 부부를 지속적으로 비난한 '한동훈' 이름의 작성자 등을 스토킹처벌법 위반,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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