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서게 되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에게 막대한 선거자금을 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자율주행 차량의 경우 일반 내연기관 차보다 더 많은 반도체가 탑재돼 관련 시장 성장에 따라 반도체 업계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로이터통신, 가디언 등 외신은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가 해결될 가능성이 있고, 머스크 CEO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이번 선거에서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를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 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약 1840억원)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단순 정치자금 기부로 끝난 것이 아니라 선거 막바지 주요 경합주에서 직접 지원 유세를 조직해 개최했으며 공화당의 주요 기조에 동의하는 유권자들 가운데 1명을 뽑아 매일 100만달러씩 지급하는 '현금 살포' 캠페인을 벌이는 등 공화당을 위한 선거운동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면서 대통령선거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부상했고, 규제개혁 업무를 담당하는 신설 조직인 정부 효율성위원회(government efficiency commission) 위원장으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게다가 6일(현지시각) 트럼프 당선인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 통화할 때 머스크 CEO가 옆에 배석해 함께 통화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존재감이 한층 더 드러났다.
로이터는 머스크 CEO가 테슬라가 계획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 대한 유리한 규제 개선을 요구하는 한편, 미국 도로교통안전청(NHTSA)이 진행 중인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능 '오토파일럿(Autopilot)'에 대한 조사도 보류할 수 있다고 전했다.
가디언 역시 운전자 사망사고로 당국의 조사를 받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이 조사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머스크 CEO는 트럼프 행정부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미쳐 테슬라의 사업적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NHTSA는 지난달 테슬라의 첨단 주행보조 소프트웨어 FSD(Full Self Driving, 완전자율주행) 작동 중에 발생한 보행자 사망사고를 포함한 4건의 충돌사고와 관련, 예비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그간 머스크 CEO가 자율주행 규제 완화를 언급한 바 있는 만큼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업계에서도 그간 규제 장벽으로 상용화가 지연됐던 자율주행차와 관련한 공통된 규정이 제정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머스크 CEO의 구상대로 미국의 도로에서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펼칠 수 있는 시기가 앞당겨지면 자율주행차 확산과 차량용 반도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내연차에는 반도체가 200~300개 탑재되지만, 자율주행차에는 성능에 따라 3000개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더 똑똑한 차량이 설계되면서 첨단 반도체의 필요성 역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D램 시장은 2028년까지 연평균 16% 이상 성장, 73억달러(약 1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4억달러의 두 배를 넘어서는 규모다.
한편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의 주가는 전장보다 8.96% 오른 350.00달러에 마감했다. 대선일 이후 나흘째 급등한 것이다.
장 중 한때 358.64달러(+11.6%)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또다시 갱신하기도 했다. 이날 종가는 2022년 4월7일 352.42달러 이후 2년 7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테슬라 주가는 6일 트럼프 당선인의 승리 소속이 전해진 이후 4거래일간 39.2% 폭등했다. 올해 연중 테슬라의 주가 수익률은 41% 수준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기업가치를 나타내는 시가총액은 5일 약 8071억달러에서 이날 종가 기준 약 1조1235억달러로, 3164억달러(약 443조원)가량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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