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무죄 판결 촉구 탄원 서명이 100만 명을 돌파한 가운데, 서명에 무작위로 중복 참여가 가능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떤 이름을 기재하고 무작위 전화번호를 눌러도 한 사람이 연속적으로 탄원서에 서명할 수 있는 것이다.
11일 뉴데일리가 친명(친이재명)계 최대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혁신회의)가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이 대표 무죄 판결 촉구 탄원 서명에 참여한 결과 한 명이 계속해서 서명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 '허수'가 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윤석열'이라는 이름과 연락처로 무작위 숫자를 적어냈지만 별다른 문제 없이 제출됐다.
중복 참여도 가능했다. '윤석열', '김건희', '한동훈'이라는 이름으로 총 세 차례 서명했으나 마찬가지로 어떠한 제지 없이 가입이 완료됐다.
이에 대해 혁신회의 측은 뉴데일리에 "명부에 말도 안 되는 이름들이 쓰여 있다면 안 하느니만 못한 일"이라며 "그런 내용은 걸러서 내는 것이고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 무죄 탄원 서명은 지난달 8일부터 진행돼 11일 종료된다. 서명 참여 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으로 101만8580명이다.
한준호 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런 소식이 알려진 뒤 "이 대표 무죄 판결 탄원 서명이 100만 명을 넘어섰다"며 "이제는 김건희 특검 촉구 1000만 돌파"라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재성 부산시당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대통령 인식과 태도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희망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재판부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이 온라인에서 탄원 서명 100만 명이 넘었다고 홍보하는 상황에서 무의미한 탄원 서명이라는 지적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혁신회의도 100만 명을 목표로 서명운동을 벌인다는 점을 내세웠다.
전문가들은 이런 탄원서에 사법부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이날 뉴데일리에 "100만 명이 넘게 서명했는데 왜 토요일 (장외집회)에는 1만5000명 밖에 안 나오나"라며 "큰 효력 없는 탄원 서명을 앞세우는 것은 그만큼 이 대표가 절박하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탄원 서명은 이날 마감된다. 애초 혁신회의는 100만 명을 목표로 했다. 혁신회의에서 취합해 이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부로 전달한다.
혁신회의를 포함한 당원들은 탄원서에서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양자 대결을 펼친 직전 대선 후보를 사법의 심판대에 세운 사례는 사실상 딱 3건"이라며 "검찰은 민주화 이후로는 처음으로 직전 유력 대선 후보를 기소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과연 이 대표에 대한 기소가 형평에 맞는 공정한 기소였는지, 이 일들이 이재명을 선택한 유권자 국민의 기대와 정치적 의사를 저버릴만한 일인지 가려 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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