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트럼프트레이드' … 비트코인, 넉 달 만에 7만달러 돌파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4개월여 만에 7만달러 선을 탈환했다.

28일(현지시각)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동부시간 이날 18시15분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2.99% 오른 7만124달러(9701만원)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이 7만달러 선을 넘어선 것은 6월7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비트코인은 24일 6만8000달러대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미국 당국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업체 테더 홀딩스의 자금세탁 방지규정 위반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는 보도로 6만5000달러대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일시적 하락에서 벗어나 비트코인은 이날 6만9000달러대까지 치솟아 7만달러 선 진입을 재시도한 뒤 7만달러 선을 넘어섰다.

내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가상화폐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상화폐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디지털 자산으로 유입된 순유입액은 9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올해 연간 유입액은 2021년의 약 3배인 270억달러로 증가했다. 2021년은 3월 이전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해다.

옵션 거래자들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던 11월 말까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8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에 더욱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미국을 가상화폐 수도로 만들겠다는 자칭 '가상화폐 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화적인 공약을 시장은 기억하고 있다.

같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14.07% 급등한 0.16달러를 나타냈다.

유세장 연설 등 트럼프 전 대통령 공개 지지에 나선 머스크 CEO는 2021년부터 '도지 파더'를 자처하면서 도지코인을 밀고 있다.

코인셰어즈의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과 흐름은 미국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최근 자금 유입은 공화당의 여론조사 상승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비트코인은 물론, 금과 주가도 크게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블룸버그 마켓 라이브 펄스가 21~25일 투자자, 경제학자 등 350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해 공개한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시 예상치 중간값 기준으로 연말 8만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시에는 비트코인의 시세가 연말 6만5000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응답자의 57%는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금값이 더 뛸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물가가 오를 경우 인플레이션 방어 수단인 금값 역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금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4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주식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시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가 향후 1년간 올 들어 월평균 수익률 2%를 넘어서는 수준으로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해리스 부통령이 승리할 경우 S&P500지수 상승률이 올해 월평균 수준을 상회할 것이라는 응답은 13%에 그쳤다.

모건스탠리 이 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 투자 매니징 디렉터는 "S&P500 지수는 2016년과 2020년 대선 전에 매도세가 나타난 뒤 선거 이후 급등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