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트럼프트레이드'가 금융시장 곳곳에서 들썩이고 있다. '트럼프트레이드'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영향을 받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중소기업, 민간 교정시설 운영업체의 주식부터 비트코인, 달러까지 다양한 자산이 상승했지만 멕시코 페소와 미국 국채는 하락세가 뚜렷하다.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기세를 감지한 대형 헤지펀드와 머니 매니저 등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할 경우 큰돈을 벌 수 있는 베팅에 몰려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대부분 여론조사는 여전히 박빙 승부를 보이지만, 최근 몇 주 동안 이들의 베팅은 시장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어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큰 자산이 많이 늘어났다.
단연 두드러진 강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디어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 앤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의 주가는 9월23일 이후 한 달 동안 145% 치솟았다.
민영 교도소 운영업체 지오그룹의 주식은 10월에만 30% 뛰었고, 비트코인 채굴업체 라이어트플랫폼은 34% 급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불법이민을 단속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승리할 경우 민간구치소의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암호화폐의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규제 완화를 약속한 바 있다.
자산 11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서드포인트의 펀드매니저 댄 로브는 투자서한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관세 정책으로 국내 제조업이 활성화하고 인프라 지출이 증가하며 일부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어 "바이든-해리스 정부의 반독점 규제 등이 완화되면서 생산성이 향상되고 기업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억만장자 투자자 스탠리 트러켄밀러 역시 최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은행 주식에서도, 암호화폐에서도 (트럼프의 승리에 대한 시장의 확신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RBC블루베이 자산운용의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인 마크 다우딩은 9월 말 이후 트럼프트레이드를 늘렸다. 그는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근거해 달러 강세와 장기 국채 금리 상승 등에 베팅한다.
WSJ에 따르면 다우딩은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미국 수익률 곡선이 가파르게 상승해 장기 금리가 단기 금리보다 더 많이 오를 것이라는 데에 베팅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아젠다가 주로 관세인 만큼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그는 예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입품에 대해 10%에서 20%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는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했다. 막대한 관세로 인한 비용 증가가 소비자에게 전가되면서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외환시장에서 트럼프트레이드는 딜러 대비 멕시코 페소의 급락으로 나타나고 있다. 페소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할 예정인 새로운 관세에 취약한 통화로 여겨지면서 9월 최고치에서 4% 하락했다.
결제회사 코페이의 칼 샤모타 수식시장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달러-페소의 내재 변동성은 트럼프에 대한 베팅 시장에서의 이익에 따라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 시카고 이코노믹클럽에서 블룸버그 편집장과 가진 대담을 통해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되는 중국산 자동차에 대해 관세율 2000%까지 언급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대체로 성장 친화적이고 인플레이션 촉발제로 여겨지며 미국 국채 수익률(가격과 반대) 상승과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강세를 측정하는 달러지수는 한 달 동안 3.3% 올랐다.
국채시장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감세로 재정적자가 폭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따른 국채 매도로 수익률은 급등하고 가격은 급락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22일 장중 4.2%를 넘기면서 7월26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승리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개표가 지연될 경우에 대한 베팅도 있다.
캘리포니아 헤지펀드 회사인 롱테일알파의 비니어 반살리 창립자는 WSJ에 "시장에 가격이 책정되지 않는 것"에 베팅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깜짝' 승리했던 2016년에도 비슷한 전략으로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반살리는 "시장 기대는 일반적으로 트럼프의 승리는 시장에 좋고, 해리스의 승리는 시장에 나쁠 것이라는 것"이라며 "나는 해리스가 승리하면 시장이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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