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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부상하는 트럼프 리스크 … 방위비부터 관세·보조금 폐지까지 韓에 지뢰밭

뉴데일리

미국 대통령선거 흐름이 미묘하게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바뀌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를 사퇴한 이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율 경쟁에서 앞서다가 이달 들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초박빙 대결로 양상이 바뀌었다.

미국 A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4~8일 전국 성인 263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이하 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2%P) 투표의향층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50%,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각각 얻었다.

등록유권자 사이에서도 해리스 부통령이 49%,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로 두 후보의 격차는 2%P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보였다.

이는 9월 중순 실시한 같은 기관의 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투표의향층 조사에서 5%P 차, 등록유권자 조사에서 4%P 차로 앞선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훨씬 좁혀진 것으로, 선거 판도가 미묘하게 트럼프 전 대통령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국 여론조사와 달리 일부 경합주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크게 우세하다는 결과도 있다. 11~13일 하버드 CAPS-해리스폴이 등록유권자 3145명을 상대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 경합주 7곳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8%의 지지를 얻어 해리스 부통령(46%)에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는 ±1.8%P다.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이 주춤하는 추세인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과 그에 따른 후폭풍 조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세를 탄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일 독설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한국을 겨냥한 '폭탄 발언'을 쏟아내고 있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달 조지아주 유세에서 한국과 중국, 독일을 거론하면서 "다른 나라의 일자리와 공장을 빼앗을 것"이라고 한 데 이어 최근에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을 대폭 올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그는 15일 시카고 경제클럽 대담에서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이라면서 방위비 분담금을 100억달러(약 13조원)를 내라고 압박했다. 이는 한미가 협상한 '제12차 방위비분담금협정(SMA)' 금액 1조5192억원의 9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30년까지 적용되는 해당 협정이 이미 타결됐다는 사실을 모를 리는 없다. 그런데도 합의 내용을 무시하고 재협상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이다. 한국을 '돈 버는 기계'라며 '안보 무임승차국'으로 여기는 만큼 윈윈으로 끝난 협상을 깨고 원점부터 다시 시작할 것이라는 우려에 힘이 더 실리게 됐다.

게다가 그는 수시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분을 강조해 재집권 후 북미 '직접 협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북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제재를 풀어주거나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해주면서 군축 협상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이 경우 한미 동맹은 물론, 대한민국 안보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시카고 대담에서 "조금 전 그(김정은)가 한국으로 들어가는 도로를 폭파했다는 내용이 발표됐다. 한국이 이제 러시아, 중국, 기타 여러 곳으로부터 단절됐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직 트럼프가 그것을 해결할 수 있다. 나는 (재임 당시) 시진핑, 푸틴,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말도 했다.

안보도 거래로 보는 그의 인식은 경제 부문에서도 '자국 우선주의'가 더 심해질 것을 예고한다.

현재 3% 수준인 관세율을 10%로 올려 모든 수입물품에 물리겠다는 공약을 이미 내놨다. '관세 폭탄'으로 미국의 만성 무역적자 구조를 뜯어고치겠다는 구상이다. 이렇게 되면 대미 무역흑자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에는 심각한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제프리 샷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16일 세계경제연구원이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트럼프 리스크'를 경고했다. 그는 "트럼프가 재집권하면 한국과의 무역적자에 주목할 것"이라며 "자동차‧반도체 관련 미국 내 투자, 수출 제한 등을 비롯한 무리한 요구를 다시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이 응하지 않을 경우 과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탈퇴 위협처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중단 위협을 가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한국이 벼랑 끝으로 몰릴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무역전쟁' 과정에서 우리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고 나설 수도 있다. 반도체 산업의 치명타가 우려된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을 폐기하고 전기자동차 판매 의무도 없애겠다고 공언했다. 배터리를 비롯한 한국 산업의 불확실성이 배가될 수도 있다.

14일 영국은 10년간 선진 제조업‧에너지‧국방 등 8개 핵심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투자 2035 신산업전략' 초안을 발표했다. 이번 대선에서 누가 이기더라도 '자국 우선주의'가 심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 공급망과 경제 안보를 확립하기 위한 것이다.

우리도 영국처럼 자국이익 우선, 보호주의 논리가 지배하는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국가 역량을 총동원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 정교하고 담대한 산업‧외교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까닭이기도 하다.

더욱 거세질 '자국 우선주의'와 글로벌 산업 경쟁, 국제 질서 재편 등 모든 통상‧안보 리스크를 염두에 둔 시나리오별 대응책을 마련하는 동시에 체계적이고 과감한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실천해 옮겨야 할 것이다. 치밀하게 대비해 국익을 지켜야 할 때다.

최상묵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미국 정치발 불확실성과 기술 주권 침해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한 다짐이 공염불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18/20241018003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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