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재보궐선거를 기점으로 친한(친한동훈)계가 대동단결하고 있다. 이들은 일제히 인천 강화와 부산 금정 승리 요인을 '한동훈 효과'로 규정하며 세력화 명분을 쌓는 모습이다.
친한계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재보궐 승리의 이유로 한동훈 대표의 개인기를 꼽았다.
김 최고위원은 한 대표가 부산 금정구청장 선거 유세 지원에 여섯 차례 나선 점을 언급하며 "부산 금정의 거리를 시민들과 함께 걸으면서 지지를 호소했던 게 큰 변곡점이 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수표 결집의 원인도 한 대표의 리더십 위기 국면을 우려한 것이라고 봤다.
김 최고위원은 "김건희 여사 파장이나 이런 것들이 계속 있어서 힘을 실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이 선거에서마저 지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큰 위기가 온다는 그런 위기감이 보수표를 결집시켰다"고 했다.
친한계는 전날에도 '한동훈 효과' 부각에 집중했다. 신지호 국민의힘 전략기획부총장은 SBS 라디오에서 "한 대표가 이른바 '여당 내 야당' 노선을 아주 명확하고 선명하게 표방했는데 당 지지층들도 굉장히 많이 동요했다"며 "한 대표의 자구책에 나름대로 마음을 주신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들이 이처럼 '한동훈 효과' 부각에 열중인 이유는 당내 중심세력으로서 자리매김 하기 위한 차원이다. 친한계는 그간 당내 소수파로서 친윤(친윤석열)계 만큼이나 강한 입김을 발휘하지 못했다.
친한계의 구심점인 한 대표 조차 당내 장악력을 키우지 못한 탓이다. 이에 친한계는 재보궐선거 승리의 공을 한 대표에게 돌려 '총선 패장' 프레임을 지우고 위상을 높이겠다는 계산이다.
'원외 대표'인 한 대표를 향한 당내 의구심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 대표의 목소리가 당내 중론으로 자리잡기에는 역부족이었기 때문이다.
야권이 밀어붙이는 특검 공세에서 한 대표가 야심차게 던진 '제3자 추천 특검법'이 대표적이다. 한 대표는 제3자 추천 특검법 추진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지만 여당 의원들의 시큰둥한 반응에 발의조차 하지 못했다.
당내 확실한 '우군'을 확보하기 위해 세력화를 시도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비판 여론에 부딪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당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자기정치'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쇄도한 것이다.
친윤계의 구심력이 과거보다 못하다는 점도 친한계가 한 대표를 중심을 전면에 나서며 목소리를 키우는 데 일조했다.
친윤계는 과거 중요 현안마다 여론을 주도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였다. 행동대장을 자처하는 이들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제외하고는 주요 국면마다 목소리를 내는 의원은 없다.
친윤계가 침묵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미래 권력'인 한 대표를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당 관계자는 "현재 권력인 윤석열 대통령과 차기 대통령이 될지도 모르는 한 대표 사이에서 눈치를 보고 있는 경우도 있다"며 "당분간은 관망 스텐스를 유지해 나가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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