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어준 씨가 만든 여론조사 업체가 '여론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이 업체는 10·16 부산 금정구청장 재보궐선거 전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보다 3%포인트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지만, 실제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22%포인트 차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씨가 대표인 '여론조사꽃'이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부산 금정구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한 가상대결 조사에서 김경지 민주당 후보는 40.9%로 윤일현 국민의힘 후보 37.7%보다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 내에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실제 선거 결과는 달랐다. 윤 후보는 61.03%를 득표해 김 후보를 22.07%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를 돌이켜보면 불과 일주일도 안 되는 사이 25%포인트 차로 지지율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꽃'은 2022년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정식 등록됐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대선 기간) 여론조사로 (유권자들을) 가스라이팅을 했다. 그것이 선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며 "언론사와 정당, 기업 등 외부 의뢰를 일절 받지 않고 철저하게 독립된 여론조사 기관을 설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권 성향인 김 씨가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로 편파 방송을 이어온 전력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최근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2016년부터 올해까지 TBS에 대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법정 제재는 총 30건으로 그중 23건이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대한 제재"라고 밝혔다. 김 씨가 2016~2022년까지 TBS에서 받은 출연료는 최소 24억 원이다.
아울러 김 씨는 야권 편에 서서 각종 음모론을 주창해 온 인사다. 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는 김 씨를 음모론으로 정치를 선동해 한국 정치를 타락시킨 '정치무당'으로 규정하기도 했다. 김 씨가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켜야 할 여론조사기관을 운영할 자질이 있느냐는 의구심은 정치권에서 항상 맴돌고 있다.
실제로 '여론조사꽃'이 실시한 여론조사는 잡음을 일으켰다. 민주당이 지난 총선 과정에서 '친명횡재 비명횡사' 공천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여론조사꽃'은 비명(비이재명)계 지역구를 타깃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친명(친이재명)계 후보 지지율이 더 높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비명계는 "의도가 다분한 저격 여론조사"라고 반발했다. 친명계에 유리한 조사 결과를 발표해 여론을 선동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었다.
김 씨는 자신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에서 '여론조사꽃'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특정 후보를 추켜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지난 10일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부산 금정구청장에 도전한 김경지 후보를 출연시켜 "여론조사꽃이 여론조사를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단일 후보로 해보면 (김 후보가) 한 6~7%포인트 이기는 걸로 나오긴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는 김 후보에게 "분위기가 바뀐 게 느껴지나"라고 물었고, 김 후보는 "정말 많이 바뀌고 있다. 민주당이냐, 김경지냐 이전에 국민의 윤석열 정권 실정으로 인한 불만, 어려움이 저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크다"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공직선거법이나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여론조사 기관을 영구 퇴출하도록 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내놨다. 법안을 발의한 박정훈 의원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와 같은 사례를 막겠다는 취지로 '명태균 방지법'이라고 명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해당 법안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여론조사 장난질이 민주주의의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면서 '여론조사꽃'이 최근 진행한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 여론조사를 예로 들었다.
이와 관련, 송영훈 국민의힘 대변인은 "김어준 씨가 대표로 있는 '여론조사꽃'이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공표했던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결과와 큰 차이를 보였던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라며 "'여론조사가 아니라 여론조작이 아니냐'는 국민적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10/18/202410180008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