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김건희 여사 라인' 논란으로 내분에 휩싸였다. 여사의 비공식 라인 의혹에 대한 엇갈린 반응은 당내와 당정 간 감정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다음 주에 열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독대에도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한 대표가 최근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여사의 이른바 '한남동 라인' 의혹으로 사분오열 위기에 놓였다. 친한(친한동훈)계와 친윤(친윤석열)계가 각각 '한남동 7인방'과 '도곡동 7인회'를 띄우며 진흙탕 싸움을 이어가면서다.
당내 파열음이 커지자 국민의힘에서는 당장 다음 주로 예정된 '독대' 성사 여부조차 "불투명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핵심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 대표와 대통령실이 또 충돌하는 분위기"라며 "어렵게 성사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만남이 물 건너가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크다"고 전했다.
이에 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총구가 엉뚱하게 내부를 향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한 대표의 정치가 민생을 위한 것인지 돌아볼 때"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시작은 한 대표가 최근 김 여사를 두고 대통령실을 연일 압박하면서 불거졌다. 한 대표는 지난 12일 부산 금정구 재보궐선거 지원 유세 도중 '대통령실의 인적 쇄신'을 강조하면서 김 여사의 비공식 라인 의혹을 제기했다. 김 여사가 주로 머무는 '한남동 관저'에서 수시로 직통 보고를 하는 비공식 라인이 존재하고, 이들이 국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결국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한 것이다.
이에 친한계 인사들이 김 여사의 '한남동 라인'이라며 대통령실 전·현직 인사 7명을 지목했고, 여당 안팎에서는 국정·홍보·의전·소통 등을 담당하는 비서관과 행정관들의 이름이 구체적으로 오르내렸다.
논란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제22대 국회 개원 전부터 '김 여사 특검'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김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을 전면으로 부각하며 파상 공세에 나섰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김 여사가 국정에 개입한 정황이 숱하고 김건희 라인이 판친다는 진술과 정황이 넘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표가 김 여사에 대한 발언 수위를 높이는 동안 침묵을 이어온 대통령실은 결국 전날 "오직 '대통령실 라인'만 있을 뿐"이라며 "공적 업무 외에 비선으로 운영하는 조직 같은 것은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중진들도 한 대표를 겨냥해 목소리를 높였다. 친윤계로 꼽히는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도곡동 7인회' 같은 참모진이 모은 의견이 겨우 그 정도라면 인적 쇄신은 대표실이 우선인 것 같다"라며 한 대표의 비선 라인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당대표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권 의원이 페이스북에 말한 당 대표 관련 '도곡동 7인회'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존재하지도 않은 허위 사실로 당대표를 음해하는 것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박했다.
친한계인 김종혁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도 전혀 모르고 있고 가보지도 않은 도곡동 모임이라는 게 도대체 뭔지 궁금하다"며 "저도 한 대표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이야기하는데, 도대체 뭘 갖고 (권 의원이) 그렇게 말했는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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