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면허 취소 수준의 음주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아 사고를 낸 사실이 적발된 가운데, '음주운전 사고는 살인 행위'라던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런 문 전 대통령의 발언을 재소환 하며 침묵하고 있는 야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건을 계기로 민주당 전매특허인 내로남불을 그만했으면 좋겠다"며 "문 전 대통령이 음주운전은 실수가 아닌 살인 행위라고 명확하게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다혜 씨는 거기서 예외가 된다면 누가 이해하겠나"라고 일갈했다.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서는 "논평을 왜 안 내나"라고 쏘아붙이며 "이재명 대표가 공식 입장을 내주면 국민께서 이 문제에 관해 진정성을 이해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10월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 행위가 되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가 되기도 한다",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의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하고 사후 교육시간을 늘리는 등 재범 방지를 위한 대책을 더욱 강화해 주기 바란다", "음주운전은 습관처럼 이뤄진다. 이제는 음주운전을 실수로 인식하는 문화를 끝내야 할 때" 등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당시 음주 운전 차량에 치여 뇌사 상태에 빠진 윤창호 씨의 친구들이 '음주운전 교통사고를 강하게 처벌해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리자, 문 전 대통령이 직접 강력 대처를 주문하며 꺼낸 말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 현 대표 이재명과 개딸들은 탄핵폭주운전, 민주당 전 대표이자 전 대통령(문재인)의 딸은 음주운전"이라며 "그들의 거짓 선동과 위선, 뭐가 진짜이고 가짜인지 결국은 다 드러나게 돼 있다"고 맹폭했다.
김장겸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해 비판에 가세했다. 그는 "음주운전은 살인이라고 청와대에서 같이 살던 분이 얘기했었다"면서 "아무리 아버지 말씀이 궤변이 많더라도 들을 건 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희정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달은 이태원 참사 추모 달인데 그 이태원에서, 야심한 시각에 음주운전 후 충돌사고"라며 "평소 이러고 사는군요"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만약 여당 쪽의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의 가족이 이런 사고를 냈다면 민주당은 뭐라고 논평했을까. 이번에는 뭐라고 할까 궁금해진다"고 했다.
앞서 다혜 씨는 지난 5일 새벽 2시 51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호텔 앞에서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히는 사고를 냈다. 경찰 음주 측정 결과 다혜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0.08% 이상) 수준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최근 검찰이 다혜 씨 남편이던 서모 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오는 상황에서 다혜 씨가 또 다른 구설에 올랐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음주운전을 두고 당의 입장이 다를 수 있겠나"라며 "음주운전을 해서는 안 된다.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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