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핵심 정책인 '민생회복지원금'에 정부가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국 상하이(上海)에서도 소비 촉진을 위해 쿠폰을 발행하는데 왜 우리는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과거 '친중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이 대표가 중국 현지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있는 소비쿠폰을 거론하자, 여당에서는 중국이 한다고 우리도 해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 최대 경제도시 상하이에서도 소비 촉진을 위해 약 5억 위안의 쿠폰을 발행한다"며 "중국도 한다. 근데 왜 우리는 왜 안 하는가. 골목이 그야말로 말라 비틀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민들 삶 그야말로 짜부라들고 있는데, 한집 건너 한집씩 폐업하고 있다. 매출 좀 올려주면 안 되냐"며 "부자들 세금 깎아줄 돈은 있고 서민 숨통이라도 열릴 수 있게 하는 예산을 쓸 수 없다는 것이냐"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 상하이 발전개혁위원회는 '서비스 소비 쿠폰 발행 방안'을 심의 후 통과시켰다. 외식·숙박·영화·스포츠 등 4개 분야에 총 5억 위안(한화 약 950억 원) 쿠폰이 배포될 예정이다. 소비를 진작하고자 상하이시가 내놓은 극약처방이다. 최근 중국 내 소비 침체 움직임과 맞물려 베이징 등 다른 시로도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대표의 발언은 자신의 대표 브랜드인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이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잇따라 실현되지 못하자 답답함을 토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중국 내에서도 소비 쿠폰 방식이 소비 진작에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뤄즈헝 웨카이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모든 사람에게 소비 쿠폰 또는 현금 보조금을 발행하는 것은 재원이 충분치도 않고, 부자에게까지 주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 대표가 중국을 예로 들어 '민생회복지원금'을 주장하자 정치권에서는 과거 그의 친중 행보가 회자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해 6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 당시 굴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싱 대사가 사전에 준비한 원고를 약 15분 읽는 동안 이 대표는 듣기만 했다. 싱 대사는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의 패배에 베팅하는 것 같은데,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했다.
당시 여당의 비판은 물론, 친명(친이재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그 자리에서 싱 대사의 문제점을 지적했어야 했다"고 지적했을 정도다.
올해에도 이 대표의 친중 발언이 논란이 됐다. 그는 지난 총선 유세 유세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가) 왜 중국에 집적거리나. 그냥 셰셰(謝謝·고맙다는 뜻), 대만에도 셰셰 이러면 된다"고 했다. 여당은 중국에 대한 굴종 인식이라고 비판에 나섰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중국에 꼼짝 못하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이 소비쿠폰을 발행하니까 우리도 민생회복지원금을 해야 한다는 논리는 중화 사상에 심취한 중국 사람에게서 나오는 인식"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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