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주말새 가자지구 전쟁 개전 이후 최대 규모의 교전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자국 접경지 공격을 멈추라면서 헤즈볼라를 군사적으로 압박했으나, 헤즈볼라가 굴하지 않고 반격하면서 전면전 우려가 한층 커지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 CNN과 알자지라,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 등에 따르면 헤즈볼라는 22일(현지시각) 오전 이스라엘 북부 하이파를 중심으로 100발이 넘는 로켓 공격을 실시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한다는 명목이었다.
발사한 로켓 중 한 발은 하이파 인근 도시인 키르야트 비야리크의 주거용 건물에 떨어져 최소 3명이 부상을 당했고, 차량 여러대가 불탔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공격으로 인한 총 부상자를 4명으로 집계했다.
이슬람 내 친이란 무장세력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도 가세했다. 이들은 성명을 내고 요르단과 이스라엘, 서안지구 경계가 맞물리는 요르단 벨리에 무인기(드론) 공격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격으로 이스라엘 북부에는 드론 경보 사이렌이 울렸다.
이스라엘도 즉각 보복에 나섰다. TOI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 전투기 여러대가 레바논 남부에 공습을 실시했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요격 미사일을 동원해 헤즈볼라와 IRI의 공격에 대응했다고 밝혔다.
IDF는 "21일 밤과 22일 아침 약 150발의 로켓과 순항 미사일, 드론이 날아왔고 주로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했다"며 "이에 따라 현재 레바논의 헤즈볼라 테러 조직에 속한 표적을 타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레바논과 이라크에서 발사된 로켓 대부분을 요격했고, 헤즈볼라의 보복에 대비해 북부 지역의 모든 학교를 폐쇄하고 모임을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전에 앞서 전날에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작지 않은 규모의 교전을 치렀다.
IDF는 레바논 남부에서 헤즈볼라의 로켓발사대를 포함한 약 290개 표적과 기타 군사 인프라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에 헤즈볼라도 미사일 수십발을 이스라엘 라맛 다비드 공군기지로 발사하면서 응수했다.
헤르지 할레비 IDF 참모총장은 이날 "우리는 다음 단계에 잘 대비돼 있다"며 "향후 며칠 내 수준 높은 방식으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북부 주민의 귀환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결과가 따를 것이라고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우리는 헤즈볼라가 상상하지 못한 정도의 연쇄폭격을 했다"며 "헤즈볼라가 메시지를 이해하지 못했다면 장담컨대 이해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즈볼라도 물러서지 않는 분위기다. 헤즈볼라 2인자인 나임 카셈은 이번 교전을 "한계가 없는 전투의 일환"이라고 평가하고, 이스라엘을 향해 "우리가 고통을 받는다면 당신들도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이 시작되자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지지하면서 이스라엘 북부 접경지대를 공격해왔다.
이스라엘은 이에 레바논 남부의 접경지에 있는 헤즈볼라에 반격을 가하면서 저강도 교전을 최근까지 이어왔다.
국지전 수준이었던 양측간 충돌은 17~18일 무선호출기(삐삐)·무전기 동시다발 폭발 사건 이후 격화했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는 이 사건을 이스라엘의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보복을 공언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남부를 대규모로 공습하면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 곧바로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표적 공습해 헤즈볼라의 주요 지휘관들을 살해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20일 베이루트 표적공습으로 인한 사망자는 45명이라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양측의 전면전을 우려하고 있다. 중동 내 반이스라엘 세력인 '저항의 축'을 이끄는 이란까지 개입할 경우 가자지구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대할 수도 있다.
유엔의 레바논 담당 특별조정관인 지니 헤니스-플라샤르트는 엑스(X, 옛 트위터)에 "중동이 재앙 직전에 몰린 상황에서 양측을 더 안전하게 할 군사적 해법은 아예 없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고 말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9/23/202409230005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