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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단합 정신 강조했지만 … '의대 증원' 당정 엇박 속 내부 혼란도

뉴데일리

국민의힘이 제22대 첫 정기국회를 앞두고 전열 정비에 나섰지만 정부의 의대 증원 문제를 두고는 내부 혼란만 가중된 모습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의료개혁을 두고 갈등 양상을 내비친 데 이어 당내에서도 이견이 표출되면서 '단합' 정신에 오점이 남았다.

국민의힘은 29일 인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2024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를 열고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에 대한 전략 논의에 나섰다. 이날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연찬회에는 한 대표와 108명 의원 전원이 참석해 '단합' 정신과 대야 투쟁 의지를 다졌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결속력은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 앞에서 흐트러졌다.

한 대표는 이날 연찬회에서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개혁 관련 대통령실·정부 보고에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이에 한 대표가 자신의 중재안을 거부한 대통령실에 대해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잇따랐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정부보고에서 한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증원 유예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거듭 내비쳤고 기존의 의료개혁 기조를 재확인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취임 후 처음으로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하면서 당정 갈등이 표출된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정 갈등 프레임은 사치"라고 했고 윤 대통령도 이날 국정 브리핑에서 "당정 간에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갈등설을 일축했지만, 두 사람 사이의 충돌의 불씨는 남아 있는 것으로 풀이됐다.

대통령실·정부 보고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 내부에서도 의정 갈등 장기화에 따른 우려가 쏟아졌고 정부의 의료개혁 기조와 한 대표의 유예안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정부 보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응급실의 소위 '뺑뺑이' 문제, 중환자들의 진료·수술 등 치료가 늦어지는 문제, 인력 수급과 관련해 '내년 이후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겠냐' 등의 문제, 추석 즈음에 응급 환자들이 통상적으로 늘어나는데 '(의료) 현장에서 대응이 가능하겠냐'는 질문과 지적이 있었다"고 전했다.

추 원내대표는 "정부에서 치밀하게 준비하고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 있었고 일정 부분은 의원들이 그동안 충분하게 이해하지 못한 부분에 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의원들께서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를 진솔하게 전달하고 건의했기 때문에 앞으로 정부 정책이 더 성숙하고 치밀하게 현장 친화적으로 되는 데 도움이 되는 유익한 시간이 됐으리라 생각한다"며 "대체적으로 의원들도 그런 부분에 공감했고 의료개혁의 필요성에 관해 대체적으로 공감했다"고 했다.

그러나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취재진과 만나 "(질의응답 시간에 한 대표의 유예안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정부가 유예안을 수용할 수 없는 근거에 대해 "정확한 대답은 못 들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저 나름대로 질문을 해서 답을 받았는데 석연치 않은 답을 받은 것 같다"고 했다.

안 의원은 "2026년 정원은 1년 8개월 전에 이미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의대 증원안을) 바꿀 수 없다고 해놓고, 그러면 왜 2025년 정원을 올해 바꾸나(라는 질문에는), 법 예외 조항을 적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2026학년도도 마찬가지 아니겠나"라며 "저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이어 "'(의료)개혁을 잘 헤쳐나가 보자' 이런 의원들도 많았고, 또 한편에서는 여전히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쳐다보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보고에 불참했던 한 대표는 연찬회 장소로 복귀한 뒤 취재진과 만나 '한 대표가 (대통령실·정부 보고를) 들었으면 훨씬 더 당정 소통의 기회가 됐을 것'이라는 질문이 나오자 "들은 이야기"라며 "당정 소통의 문제를 자꾸 얘기하시는데 (이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이렇게 중요한 국민 생명과 관련된 사항에서는 당정 갈등이라는 프레임은 사치스러운 것"이라며 "누가 옳으냐보다 무엇이 옳으냐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갈등설 진화에 나섰다. 그러면서도 한 대표는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해 줄 만한 중재와 타협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이 국정 브리핑에서 사실상 의대 증원을 재확인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라는 질문에도 "의료개혁을 위해서 증원이 필요하다는 것은 동의한다"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절대적 가치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 불안감이고 이것을 고려하면서 나아가야 한다. 모두 공감하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건강이나 생명은 감수할 수 있는 위험은 아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저는 그런 대안이 필요하다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렇지만 제 말이 무조건 옳다는 것은 아니고 더 좋은 방안, 돌파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주당은 의정 갈등이 여권 내부 갈등으로 번질 조짐이 보이자 틈새를 파고들었다.

민주당은 이날 인천 영종도 네스트호텔에서 정기국회 전략을 정비하기 위한 이틀간의 국회의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의 의료개혁 방향을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의료 대란이 펼쳐지고 있다. 대통령의 자존심보다 귀한 것이 국민 생명이고 국민의 삶"이라며 "정부여당이 함께 논의해 해결책을 고민해야 하는데 여당 대표만 고민하는 것 같다"라며 한 대표에 힘을 실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29/20240829003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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