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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민주체제 다양 의견 존재 … 뉴라이트·친일미화 프레임 얼토당토 안해"

뉴데일리

"선생님은 존경받고 학생은 사랑받는 그런 제대로 된 공교육이 안착기를 소망한다."

평생 역사학자와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이배용 초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위원장은 미래세대 교육의 단단한 토대를 마련해야 할 중대한 소임을 수행하면서 최우선의 가치로 '건강'을 꼽았다. 단순히 신체적 건강을 의미하는 게 아닌 마음의 건강도 교육에 있어 꼭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위원장은 23일 서울 광화문 국교위 청사에서 진행된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을 키워내는 게 우리의 목표"라며 "10년 후의 일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진정성 있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책임 있는 교육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래 교육에 대한 애정을 가감 없이 드러낸 이 위원장에게 국교위 운영에 있어 평탄한 길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최근 수능 이원화 추진 검토와 같은 잘못된 내용이 보도돼 홍역을 치렀고, '뉴라이트 인사'로 거론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수능 이원화는 국교위에서 정식 논의된 바가 없고 자문 기능을 담당하는 전문위에서 제시된 여러 의견 중 하나일 뿐"이라며 "국가 교육을 걱정하고 논의하는 전문위원들로서 사회적 파장이 일어날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마치 결정된 사안인 것처럼 사전에 일부 언론에 부적절하게 공개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뉴라이트 인사 논란과 관련해선 "내가 뉴라이트이고, 친일 미화 했다는 프레임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라며 "식민지 시대에서 우리가 외형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을 착취하고 희생시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이 위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국교위 출범 2주년을 앞두고 있다.

"국교위는 약 2년 전인 2022년 9월 27일 새롭게 출범한 대통령 직속 행정위원회다. 우리나라가 교육을 담당하는 부처로 교육부가 있지만, 주로 현안을 다루다 보니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방향이 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었다. 그래서 생겨난 기관이 국교위다. 단기적인 관점의 정책이 아니라 지속가능성과 일관성을 통해 신뢰받을 수 있는 정책과 중장기적인 플랜을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 3월이면 2026년부터 향후 10년간 추진되는 중장기 교육발전계획이 발표된다.

우리 미래세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중장기 교육 방향이 담기게 되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21명으로 구성된 본위원회가 있고 자문기구로서 각계각층의 다양한 전문가를 모아 전문위원회·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또 정책연구, 연구센터 운영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교육 관계자와 국민 의견 수렴을 위해 500명으로 구성된 국민참여위원회도 운영하고 있고, 200명의 교육 과정 모니터링단도 도움을 주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시, 도청, 교육청, 학교 등 현장을 찾아가며 긴밀한 소통을 추진하고 있다. 미래 교육의 올바른 방향을 모색하고자 대토론회도 진행하고 있다. 이렇게 모인 의견이 본 위원회로 올라오면 심의 의결기관으로서 최종안 마련을 위해 다시 논의하고 합의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윤석열 정부의 3대 개혁 중 하나가 교육개혁이다. 중요한 국정과제 중 하나인 만큼 우리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잘 교육받아 세계적인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닦고 돕는 것이 우리의 책임이고 목표다."

-국교위 여러 현안 중 최근 보도된 수능 이원화 도입 검토 논란으로 여론이 뜨겁다.

"전혀 사실이 아니다. 교육에 있어 가장 예민한 부분이 수능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혼란만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능 이원화 도입 등은 국교위 차원에서 논의조차 되지 않은 사안이고, 자문 기능을 담당하는 전문위에서 제시된 여러 의견 중 하나일 뿐이다. 앞으로 수능과 관련해서는 충분히 연구하고 검토하고 또 의견 수렴 절차를 착실히 거칠 예정이다. 수능 이원화는 국교위에서 정식 논의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국가 교육을 걱정하고 논의하는 전문위원들로서 사회적 파장이 일어날 거라고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마치 결정된 사안인 것처럼 사전에 일부 언론에 부적절하게 공개한 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본다. 교육 정책에 있어 어떤 이유에서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최선의 신뢰를 받을 수 있게 미래 비전과 계획, 방향을 만들어 주는 게 우리 국교위가 하는 일이다."

-최근 '뉴라이트' 논란이 재점화됐다. "일각에서는 뉴라이트 진영이 '친일 미화'를 한다고 하는데, 원래 뉴라이트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추종하는 계파 중 하나라고 알고 있다. 맞다, 틀렸다는 논쟁의 대상으로 볼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서 다양한 정치적 입장이 있을 수 있고, 뉴라이트 안에서도 다양한 의견과 생각이 존재한다고 본다."

-위원장도 뉴라이트 인사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데."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나는 역사학자로서, 평생을 교육자로서 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내용으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내 박사 학위 논문도 열강의 광산 이권 침탈 사례연구로 논문을 써서 학계의 큰 호평을 받은 바 있다. 또 일본의 식민지 수탈론 입장에서 여러 실증적 논거를 제시했다. 식민지 시대에서 우리가 외형적인 발전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우리 민족을 착취하고 희생시켰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일부 언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내가 뉴라이트이고 친일 미화라는 프레임은 얼토당토않은 이야기다.

뉴라이트가 2000년대부터 흐름이 있었다고 하는데 나는 당시 학회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뉴라이트와 연관된 시민단체 운동이나 교과서포럼 등에 참여한 적이 없다. 당시 한국사상사학회장, 조선시대사학회장, 한국여성사학회장, 국사편찬위원 등을 역임하며 학회를 이끌어가고 있었다. 친일 미화의 근거로 국정교과서도 함께 언급된다. 물론, 내가 국정교과서 제작 과정에 참여한 인사의 일원이지만, 중간에 한국학중앙연구원장 임기가 끝나면서 마지막까지 함께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국정교과서 어디를 들여다봐도 친일 미화를 한 내용이 없다는 점이다.

더욱이 2014년 박근혜 정부 때도 지금과 똑같은 뉴라이트 프레임으로 나를 몰고 갔고 사실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신념에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해 승소했다. 이에 왜곡된 보도를 한 언론사들은 내가 뉴라이트 인사가 아니라는 정정보도를 낸 바 있다. 학자로서 이룬 학문적 성과와 신념과 달리 왜곡되게 알려지고 이를 근거로 나에 대한 오해가 계속되니 더 안타깝고 답답했다."

-역사학자로서 많은 일을 해온 것 같다.

"진심으로 우리나라 역사와 문화를 사랑하고 자긍심을 갖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역사학자로서 나라를 위해 내가 할 수 있고, 힘이 닿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왔다. 아름답고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문화유산을 세계화하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 예로 한국의 서원 9곳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는 데 9년의 노력을 기울여 달성했고, 한국의 사찰 7곳도 세계유산으로 올리는 데 총력을 다했다."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서 위원회를 어떻게 이끌어 가고 싶나."학령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 교육이 디지털이라는 대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들을 키워내는 게 우리의 목표다. 10년 후의 일을 예측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급변하는 시대인 만큼 진정성 있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책임 있는 교육 정책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따뜻한 인성을 가진 교육환경을 조성해 선생님은 존경받고, 학생은 사랑받는 바람직한 공교육이 안착할 수 있게 힘쓰겠다. 교육이 희망을 줘야 저출생 시대도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국교위를 이끌어가면서 많은 다양한 생각들이 있겠지만, 다른 생각은 좁히고 같은 생각의 폭은 넓히면서 최선의 길을 만들어 가는 게 내 소망이고 포부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22/20240822002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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