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투쟁을 벌이며 선동 정치에 앞장서 비판을 받는 더불어민주당이 이번에는 '윤석열 대통령 계엄령 선포설'에 올라탔다. 친(親) 야권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돈 이야기를 민주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언급했으나, 이에 대한 근거를 대지 못하자 자충수를 뒀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2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나와 최근 자신이 언급한 계엄령 관련 논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그는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도록 적정 단계에서 경고하고, 대비하고 무산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지난 총선 당시 국정원의 정치 공작에 대해 경고했고, 최근 정보사 기밀 유출에 대해서도 정보를 입수해 문제를 제기한 적이 있다. 필요한 것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더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국방부 장관으로의 갑작스러운 교체와 대통령의 뜬금없는 반국가 세력 발언으로 이어지는 최근 정권 흐름의 핵심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 국면에 대비한 계엄령 빌드업 불장난을 포기하기 바란다"며 "계엄령 준비 시도를 반드시 무산시키겠다"고 했다.
이런 주장은 야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돈 이른바 '찌라시'가 근원이다.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이 앞서 국방부 장관을 맡으며 북한과의 국지전을 준비하고 계획했는데, 이에 대한 실행만 남겨둔 상태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에 대한 야당의 탄핵안이 발의되면 계엄령을 선포할 가능성에 대해 작전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는 취지다. 정부가 윤 대통령 탄핵안 발의에 맞춰 북한의 국지전을 고의로 이끌어낸다는 이야기다.
문제는 171석을 보유한 제1야당 수석 최고위원이 근거도 대지 않고 온라인 발(發) 괴담에 올라탔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아무런 근거도 없는 막말이고 망언"이라며 "안보 문제를 두고 정쟁을 벌이는 것은 북한 김정은만 웃게 하는 일임을 잊지 말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이 괴담을 등에 업고 여당에 공세를 펼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광우병·사드 괴담에 이어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에 이르기까지 민주당은 시중에 떠도는 '괴담'을 제도권 정치로 가져오는데 주저함이 없었다.
가장 최근에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논란이 있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해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제2의 태평양 전쟁'이라고 칭하며 전국을 돌며 장외 집회를 열었다. 어민들과 국민의 불안감은 증폭됐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1년을 맞았지만,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조사한 오염수의 삼중수소 농도는 세계보건기구(WHO) 식수 수질 가이드 기준 2.9%에 불과했다.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은 23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핵폐기물, 제2의 태평양 전쟁과 같은 황당한 괴담 선동 아니었으면 쓰지 않았어도 될 예산 1조6000억 원이 이 과정에 투입됐다"며 "야당이 과학적 근거를 신뢰하고, 국민 분열이 아닌 민생을 위한 정치를 했다면 사회적 약자를 위해 쓰였을 수 있었던 혈세"라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사과할 의사가 없다. 민주당은 방류된 오염수가 대한민국 바다에 도착하는 시간이 5년에서 10년이 소요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오염 물질은 더욱 희석된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한국원자력연구원에 따르면, 오염수가 태평양을 시계 방향으로 돌아 제주도 남단 해역에 도달하기까지 4~5년의 세월이 걸린다. 계절적 영향으로 2년 이내 국내 해역에 일시 유입될 가능성이 있지만, 이때 삼중수소 농도는 국내 해역 평균의 10만분의 1 정도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민주당 내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논란으로 역공을 당한 상태에서 계엄령을 당 지도부가 직접 언급한 것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출범한 지 1주일도 채 되지 않은 당 지도부가 의욕이 앞서 무리했다는 지적이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당 지도부가 직접 계엄령을 언급하려면 어떤 근거를 가지고 공세를 펼쳐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들어서자마자 뭔가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잘 알겠지만, 우리 당 지지층을 결집하는 것 외에는 실(失)이 더 많다"고 꼬집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8/23/202408230019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