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소식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주류인 친명계(친이재명계)가 불편함을 감추지 않고 있다. 비명계로 평가받는 김두관 민주당 당대표 후보의 "당에 대선 후보가 많이 있다"는 원론적인 이야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이다.
친명으로 분류되는 한 민주당의 초선의원은 12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는 사람들이 김경수 전 지사의 복권에 들뜬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애처로운 일"이라며 "당원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강력한 인재를 두고 한 명의 복권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강한 야당의 모습인가"라고 했다.
앞서 정치권에서는 김 전 지사의 광복절 복권이 화두가 됐다. 그는 2022년 12월에 이미 사면을 받아 몸은 자유로워졌지만, 복권이 되지 않으면서 피선거권을 제한받았다. 정치권 복귀가 불가능했지만 광복절을 맞아 윤석열 대통령이 김 전 지사를 복권해 주기로 하면서 이재명 일극체제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 김두관 후보가 호응에 나섰다. 그는 지난 10일 당대표 경선 경기지역 연설회에서 직접 김 전 지사를 언급하며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우리 당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많은 대선 후보들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이 후보의 지지층들이 즉각 고함을 치며 "내려오라" "뭐 하는 거냐"라고 야유를 쏟아냈다.
이에 김 후보는 "정말 이렇게 하실 거냐"라며 "당 대선 후보를 다변화해서 차기 대선에서 하겠다는 제 얘기에 야유를 보내는 게 정상적인 민주당이냐"고 했다.
이같은 모습을 두고 친문(친문재인)계로 불리는 인사들은 민주당의 민낯이 드러났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의사 결정의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강성 당원들이 이 후보와 배치되는 어떤 발언도 용납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친문계 한 전직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당의 대선후보가 많아야 당의 다양한 인재풀도 올라가고 본선 경쟁력도 생기는 것이지, 한 명이 그냥 추대식으로 대통령 후보가 돼야 하느냐"면서 "당의 대선 후보가 많으면 좋다는 저런 당연한 이야기에도 비난을 할 정도로 당이 완전히 망가졌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일극체제의 민주당 전당대회와 김정은을 추대하는 북한의 조선노동당 당대회와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친명계는 당원들의 행태를 감싸는 모습이다. 당의 주권을 가진 당원들이 전당대회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나타내고, 당을 개혁해 나가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번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한 친명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당원들이 자신의 의견을 전당대회를 통해 표출하는 것이 민주주의 그 자체"라면서 "당원의 행동을 폄훼하면서 민주주의를 논한다는 것은 당원 무시이자 정당의 근본을 흔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민주당 당대표 선거의 투표율이 30% 안팎에 그치는 것을 두고 전당대회가 '개딸(이재명 후보 강성지지층을 뜻하는 은어) 잔치' 라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민주당 당대표 선거 권리당원 온라인투표율은 29.19%다.
김두관 후보 측 백왕순 대변인은 "정상적인 민주주의 결정과 의결은 재적 과반 참석에 과반 투표다. 그러나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20% 이상만 투표에 참여하면 (정족수가) 충족된다"면서 "당원 주권시대가 아니라 소수 강경 개딸의 주권시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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