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 글로벌 증시 급락은 '엔 캐리' 청산 때문이며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과장됐다고 미국의 경제 포털 '야후 파이낸스'가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금리가 낮은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국가의 자산에 투자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경제 용어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사실상 마이너스 금리였던 엔화를 빌려 다른 나라 자산에 대거 투자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일본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났다. 이에 따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대거 이뤄졌고, 이에 따라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고 있다고 야후 파이낸스는 분석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의 키트 저크스 외환 수석전략가는 "세계에서 가장 큰 캐리 트레이드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고통이 따르지 않을 수 없다"며 "이것이 월요일 위험자산 폭락이 우리에게 준 인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2021년 말 이후 해외 엔화 차입은 7420억달러 급증했다. 최근 몇주간 엔화 약세 베팅은 눈에 띄게 줄었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를 보면 최근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60억1000만달러 규모로, 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줄었다. 4월에는 이 같은 엔화 약세 베팅이 145억2600만달러로 7년간 최대 규모였다. 이달 들어 엔화는 미국 달러 대비 6% 넘게 강해졌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팀 그라프 거시전략 책임자는 "이것은 엔화 캐리 청산과 일본 주식 포지션 조정"이라며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비중이 컸고, 엔화 비중은 적었지만 이제 더 이상 엔화를 적게 보유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가 글로벌 증시 급락의 원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로 매수세가 집중됐던 미국 기술주의 뚜렷한 약세폭은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날 엔비디아는 5%대 하락했으며 애플도 4% 내렸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달 들어 6% 하락했다. 이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4%대 낙폭보다 크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CEO 에드 야르데니는 "미국 주식의 상당 부분 매도세가 일본의 움직임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이어 "엔 캐리 트레이드는 투기꾼들이 일본에서 저금리로 빌린 돈을 엔비디아 등 '매그니피센트 세븐(M7)' 기술주에 투자하면서 발생했다"며 "엔 캐리가 청산됨에 따라 미국 기술주가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증시가 요동치기 시작한 시점에 대한 지적도 있다. 미국 경기 둔화 우려로 글로벌 증시 급락세를 촉발한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증시가 본격적으로 급락한 것은 아시아증시 개장 이후다.
5일 아시아증시가 개장하자 엔 캐리 트레이드가 본격적으로 청산되면서 일본 증시 대표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가 12% 이상 폭락하는 등 글로벌 증시 하락세가 본격화했다. 미국 경기 침체 우려는 하락세를 촉발했을 뿐 진짜 원인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인 것이다.
실제 미국의 고용보고서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줄리 수 노동부 장관 대행은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용보고서가 노동시장의 급격한 침체를 의미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한 달이 아니라 추세를 보고 있다. 3개월 평균은 17만명으로, 강력한 일자리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다른 경제지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날 발표된 고용보고서는 결코 경기 침체를 가리키지 않는다"며 "자본시장이 과잉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증시 폭락에도 엔 캐리 트레이드가 아직 죽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로저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에드 로저스는 "분명히 엔 캐리 트레이드에 대해 순간적인 공포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그것이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전히 큰 금리 차를 이용할 기회가 있지만, 많은 사람이 기존 포지션을 커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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