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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군 없었으면 전멸” 말실수한 전쟁노병 초청하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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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맹이 청꿈직원

https://www.dailynk.com/20240726-2/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한 전쟁노병이 모란봉구역 전승고급중학교 학생들을 찾아와 “국기에 어려 있는 조국수호정신을 귀중한 사상전신적 재부로 간직하고 학습과 조직생활을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사진=노동신문·뉴스1

 

북한 학교들이 7·27 전승절(한국전쟁 정전협정체결일)을 앞두고 여러 가지 행사를 조직하고 있는 가운데, 평안북도 염주군에서는 한 신임 교원이 ‘전쟁노병과의 대화’ 행사를 기획했다가 뜻밖에 비판을 받는 일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데일리NK 평안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평안북도 염주군의 한 초급중학교(중학교) 교원들은 지난 15일 학급별 전승절 행사 계획을 논의하는 회의를 진행했다.

 

북한 학교들은 매년 7월 27일이면 김일성의 업적을 찬양하는 독서모임이나 결의모임, 시낭송모임, 글짓기, 영예군인(상이군인) 가정 방문, 군인들에게 위문편지 쓰기 등의 행사를 조직한다.

 

이 회의에서 한 신임 교원은 자신이 맡은 학급은 이번에 인근에 사는 전쟁노병 김모 씨(가명)를 초청해 전투담을 듣고 이에 대한 질의응답을 갖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그러자 일순간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 자리에 있던 다른 교원들은 “그 전쟁노병은 다른 학교에서 전투담을 얘기하다가 말실수를 해서 문제가 됐던 사람인데 사전 조사도 하지 않고 행사를 계획한 것이냐”며 신임 교원을 몰아세웠다.

 

실제로 김 씨는 몇 해 전 전승절 행사 차원으로 한 학교에 초청돼 자신의 전투담을 이야기했는데, “당시 중국공산당의 인민지원군(중공군)이 없었다면 우리는 전멸했을 것”이라는 말을 해 비판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성의 비범한 군사적 예지와 탁월한 지략으로 백전백승했다’는 식의 찬양이 이어져야 하는데, 학생들 앞에서 중공군의 도움이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하니 당시 행사를 기획한 학교, 교원들이 이를 수습하느라 애를 먹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쟁노병들이 특정한 목적과 의도에서 마땅히 해야 할 발언이 아닌 실제 자신의 경험담과 생각, 북한 당국의 선전과 배치되는 발언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서슴없이 해 문제가 되자 최근 각 기관은 전쟁노병을 내세운 행사를 자제하는 분위기라고 한다.

 

학교들도 올해는 대부분 전쟁노병을 초청할 대신 이들에게 위문편지를 쓰거나 선물을 마련해 집으로 전달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소식통은 “전쟁노병들이 고령으로 인해 정신적, 육체적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전투담을 얘기할만한 사람도 거의 남아 있지 않다”며 “해당 신입 교원은 결국 ‘전쟁노병과의 만남’ 행사를 군사 복무 중 상해를 입은 ‘영예군인과의 만남’으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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