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2분기 경제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는 오랜 기간 지속하고 있지만, 소비지출이 여전히 탄탄하게 유지되면서 미국 경제가 좀처럼 식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이상적인 경제 상황을 뜻하는 '골디락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7월 조기 금리인하 가능성에 사그라지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속보치)이 2.8%(전분기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5일(현지시각) 밝혔다. 1분기 증가율 1.4%의 두 배에 달했고, 다우존스가 설문조사한 경제학자 평균치 2.1%도 크게 웃돌았다.
이는 여전히 탄탄한 소비지출 때문이다. 소비는 미국 GDP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핵심이다. 소비활동을 나타내는 주요 지표인 개인소비지출 증가율이 1분기 1.5%에서 2분기 2.3%로 상향됐다. 월가 예상치는 2.0%였다.
소비지출의 경우 주로 자동차, 가구와 같은 내구재와 서비스 지출이 1분기보다 완만하게 증가하면서 반등했다.
정부지출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등 국방지출이 늘어나면서 1분기보다 2분기 GDP 기여율이 더 높았다. 기업투자는 장비구매 증가에 힘입어 약 1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했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이 중시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1분기 3.4%에서 2분기 2.6%로 하락했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물가지수는 2분기 2.9% 상승해 1분기 3.7%보다 둔화세를 보였다. 다만 월가 예상치 2.7%는 상회했다.
최근 미국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조짐을 보이면서 누적된 고강도 긴축으로 경기둔화 국면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실업률은 꾸준히 증가해 6월 기준 4.1%로,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분기 GDP 증가율이 예상을 훌쩍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미국 경제가 여전히 확장세에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양호한 GDP로 연준이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금리인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는 우려는 잦아들었다.
전날 일관되게 매파(통화긴축 선호) 일색이었던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7월 피벗(Pivot, 정책전환)을 주장했지만, 경기침체 우려가 수그러들면서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깜짝' 금리인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닐 두타는 "오늘 GDP 데이터는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전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생각을 더욱 확고하게 해줄 것"이라며 "민간내수가 견조한 속도로 성장하는 상황에서는 (연준이) 금리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모건 스탠리의 크리스 라킨도 "오늘 데이터는 경기침체가 임박했다는 징후가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며 "연준의 7월 '깜짝' 인하 가능성은 크지 않다. 9월에 첫 인하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 성장률이 2.8%를 기록하면서 연준이 다음 주 FOMC에서 정책을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최근 노동시장 여건 완화, 물가상승률 둔화 조짐은 9월 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해야 할 강력한 근거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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