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동훈, 인혁당 챙기고 보수 눈물은 안 닦아줘"

국민의힘 전당대회 ARS 투표가 시작된 21일, 당권주자들이 당심·민심 호소에 나섰다. 한 후보는 투표 참여를 독려했고 나경원·원희룡 후보는 각 지역을 방문하면서도 한 후보의 '입 리스크'를 부각했다.

나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2019년, 저의 패스트트랙 투쟁은 '해야 할 일'을 했던 것일뿐"이라며 "한 후보는 윤석열 정부 법무부 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나 후보는 2019년 당시 원내대표을 지냈던 시절을 언급하면서 "문재인 정권의 하명을 받아 보복수사를 자행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절대 보수우파는 다수당이 될 수 없도록 설계된 연동형 비례제, 검찰을 무력화하고 장악하기 위한 검수완박법, 그런 것들이 훨씬 무섭고 두려웠다. 그래서 막아야만 했다"강조했다.

그러면서 "한 후보는 장관 당시 인혁당 사건 피해자 과다 배상금 반납 지연이자 면제, 제주 4·3사건 직권재심 청구 확대와 같은 일은 주도적으로 챙겨서 했다"며 "그런 의지와 추진력으로 왜 우리 보수우파의 눈물은 닦아주지 않은 것인가. 왜 우리 당은 외면했던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 후보는 "한 후보는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았다"며 "한 후보는 민주당의 비판에 눈치를 본 것이고 훗날 책임져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 무서웠던 것이다. 본인의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이 두려웠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후보는 "지금까지 고초를 겪고 있지만 후회하지 않는 저 나경원,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 투쟁한 동지를 범법자·불공정으로 만든 한동훈 후보"라고 지적하면서 "누가 민주당과 당당히 싸워 이겨서 보수 재집권을 이뤄낼 당 대표인가"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원 후보도 페이스북에 "한 후보는 '우리'가 되고 '동지'가 되는 정치의 기본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다"며 "100일만 쓰고 버리기에 아까운 것이 아니라 100일은 너무 길었다"고 했다.

반면 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자신의 러닝메이트로 나선 장동혁·박정훈 최고위원 후보, 진종오 청년최고위원을 언급하며 "저희는 변화하겠다"고 투표 참여를 당부했다. 한 후보는 "앞으로 이틀 동안 진행될 ARS 투표에 꼭 함께 해주시라"며 "민심을 전하는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해주시라"고 말했다.

한편, 한 후보는 지난 1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생중계된 국민의힘 전당대회 방송토론회에서 나 후보에게 "저에게 본인의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를 취소해 달라고 부탁한 적 있죠. 저는 거기에 대해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해 논란을 일으켰다.

나 후보는 연일 "잘못된 기소를 바로잡는 것이 법무부장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했을 직무"라며 비판했고 당 내에서도 "역린을 건드렸다"는 분노 섞인 목소리가 쏟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