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13일(현지시각) 발생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테러가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의 중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경합주 중에서도 가장 치열한 '전쟁터'로 꼽히는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개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공화당 지지층의 '트럼프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면서다.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15일 개막하는 공화당 전대까지 중도층도 대거 흡수한 공화당 지지율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이라며 "민주당은 쉬쉬하지만, 이미 '종말론'이 팽배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각종 이벤트에 대한 예측을 하는 베팅사이트인 폴리마켓은 암살시도 사건 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확률이 전날보다 10%p 상승한 70%가 됐다고 전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승리 확률은 16%에 그쳤다.
주요 외신과 정치 전문가들 사에서는 이번 암살미수 사건이 트럼프의 지지층 결집을 가속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CNN은 "지지자들에 의해 정복할 수 없는 영웅으로 여겨졌던 트럼프는 유세장에서 초자연적인 숭배 대상이었다"며 "적으로부터 계속 공격을 받는 그의 전사 이미지는 더욱 강고해질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공화당과 지지층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응원의 메시지가 쇄도하면서 '트럼프 대세론'이 확산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 지지를 선언하면서 "미국이 이처럼 강인한 후보가 있었던 것은 시어도어 루스벨트가 마지막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1912년 대선 유세장에서 가슴에 총을 맞고도 90분간 연설을 마무리한 루스벨트 전 대통령에게 빗댄 것이다.
전직 공화당 선거전략가이자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평가로 유명한 스티브 슈밋도 워싱턴포스트(WP)에 "이번 암살시도의 정치적 결과는 엄청날 것"이라며 "총격 이후 루스벨트처럼 강인하게 대응한 점에서 트럼프에게 이로울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에게 '피해자', '순교자'라는 이미지가 덧붙여지면서 지지층이 한층 적극적으로 투표할 뿐만 아니라 중도‧관망 유권자 중 일부도 트럼프로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민주당 정치전략가 데이비드 액설로드는 더힐에 "처음부터 매우 격렬한 선거였다. 이제는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하기 어려워졌다"며 "그래도 곧 있을 공화당 전대에 트럼프가 참석하면 일종의 순교자처럼 대환영을 받을 게 분명하다"고 내다봤다.
대통령 역사학자인 더글러스 브링클리 라이스대 교수도 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은 압박 속에서도 강인함과 용기를 보이는 것을 좋아한다"며 "트럼프가 주먹을 높이 치켜든 사진은 새로운 상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건이 그동안 이어졌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논란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5일부터 열리는 공화당 전대에서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을 앞두고 있지만, 유죄 평결을 받은 성추문 입막음 사건 형량 선고 등 사법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다만 이번 암살 시도로 자신에 대한 수사를 정치적 박해나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캠프의 주장이 지지층에게 더욱 설득력을 얻을 가능성이 커져 버렸다는 것이다. 실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사건 이후 지지자들에게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I Will Never Surrender)"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면서 선거 캠페인 참여를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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