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학교 대동제 27~29일 열려
논란 커지자 앞으론 추모 기간 피하기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추모하는 의미로 광주 지역에서 사라졌던 대학 봄 축제를 강행한 조선대학교를 두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축제한다고 해서 추모하지 않는 건 아냐" vs "유족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려워" 조선대 봄축제 놓고 갑론을박
조선대학교.
27일 KBS와 연합뉴스는 1980년 5월 이후 관례를 깨고 조선대학교에서 이날부터 29일까지 봄 축제가 열린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광주 지역 대학들은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를 추모하고 가족을 위로하는 데 동참한다는 의미로 '5월 축제'를 피해왔다. 특히 조선대학교 축제 개막식이 열리는 이날은 최후항쟁이 있었던 날로, 5·18 추모제 가운데 하나인 '부활제'가 예정돼 있어 더욱 시기상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일었다.
이와 관련해 김형미 오월어머니집 관장 등은 지난 23일 항의 방문을 위해 조선대 총장 등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관장은 "도청이 함락당한 날인데 다른 대학도 아닌 광주에 있는 조선대에서 축제를 한다는 것은 저희 유족들 입장으로서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라고 유감을 드러냈다. 양재혁 5·18유족회 회장은 "부활제를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을 기리는 날 하필 축제를 시작한다고 해 아쉬운 마음"이라며 "변화의 물결은 막을 수 없겠지만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대 총학생회는 일부 수익금을 오월 단체에 기부하겠다고 밝혔지만, 5·18기념재단 등은 운영수익을 기부받지 않겠다고 전했다.
조선대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국어국문학과에 재학하고 있다는 한 학생은 "(5월에는) 추모를 중심으로 하는 행사들이 더 많아서 가을에 하는 게 더 바람직하지 않았을까"라며 아쉬움을 내비쳤고, 경제학과에 다니는 한 학생은 "축제한다고 기념하지 않은 건 아니니 모여서 축제를 하는 건 좋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추모식으로 축제 시작했으나 냉랭…"앞으로는 추모 기간 피해 축제 열 것"
조선대학교는 이날 축제를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로 시작했다. 오월 영령들에 대한 묵념을 시작으로, 축제 시작을 알리는 축포도 쏘지 않고 개막식을 치렀다. 이어 내외빈들이 5·18 대표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으나, 수만 명이 모인 인파 중 따라부르는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고 전해졌다. 1시간 전인 오후 5시께 이곳에서 500m 떨어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5·18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행사가 열린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였다고 한다.
'5월 엄숙주의'에 머물지 않고 젊은이들과 함께 호흡하고 5·18을 교감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변화의 시기가 찾아왔다는 의견도 있지만, 논란이 커지자 조선대 총학생회 측은 내년부터 추모 기간을 피해 축제를 열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조선대학교 축제 개막식에는 아이돌그룹 뉴진스가 출연해 관계 당국이 인파 관리 대책 등에 총력을 기울였다. 경찰 추산 4만 5000명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축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조선대 학생과 임직원 등 300여명과 기동대, 동구청 의용소방대 등 질서 유지에 500여명 가까이 투입됐다.
https://n.news.naver.com/article/277/0005424080?cds=news_media_p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