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구인난 끝에 '황우여 비대위'로…대표 선출방식 '뇌관'
당내 "무난한 인선" 평가…일각에선 "혁신 그림 그릴지 의구심"
與 비대위원장에 황우여 지명
(서울=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29일 새 비상대책위원장에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지명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황 상임고문이 이스라엘 연대 지지 모임에서 발언하는 모습. 2024.4.29 [연합뉴스 자료사진]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김치연 기자 = 국민의힘이 4·10 총선 이후 약 3주가 지나서야 비상대책위원장을 지명하며 총선 참패 위기 수습의 첫발을 뗐다.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했다고 밝혔다.
윤 권한대행은 그동안 두달가량 임기의 '관리형' 비대위원장 후보를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지만,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다음 달 3일까지 비대위원장을 추천하겠다고 밝힌 대로 기한 내 지명은 완수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황우여 비대위'의 최우선 과제는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해 오는 6월 열릴 전당대회 준비다.
비대위는 자체적인 혁신이나 쇄신책 논의보다는 안정적인 전당대회 개최를 위한 준비 작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윤 권한대행은 당선인 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황 고문에 대해 "공정하게 전당대회를 관리할 수 있는 분",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됐던 전당대회의 관리위원장"이라고 설명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최대 뇌관은 대표 선출 방식이 꼽힌다.
현재 전당대회 룰은 '당원투표 100%'로 규정돼있지만,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념과 정체성이 같은 '당심'(黨心) 반영 비율을 크게 끌어올려야 한다며 당원투표 70%·여론조사 30%였던 룰을 개정했다.
당시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당을 대표하는 대표를 선출하는 만큼 당원들만 투표해야 한다는 논리를 펼쳤지만, '윤심'(尹心·윤석열 대통령 의중)이 담긴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며 파열음이 터졌다.
이번에는 반대로 다시 여론조사를 포함하는 전대 룰로 재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나온다. 원외 조직위원장 160명은 지난 22일 윤 권한대행에게 혁신 비대위를 꾸리고 당 대표 선거 때 여론조사를 반영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4·10 총선에서 드러난 정권심판론 민심을 겸허히 받아들여 당 대표 선출 때도 민심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였다.
이를 두고 전대 룰을 유지해야 한다는 친윤계와 개정해야 한다는 비윤계 간 계파 갈등이 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영남과 수도권 그룹이 나뉘어 대립할 가능성도 있다.
비대위가 전대 룰을 고치려 한다면 친윤계와 영남권 의원들의 불만이 나올 수 있고, 룰을 고치지 않으면 혁신을 요구했던 수도권 의원과 원외 조직위원장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황우여 비대위의 안정적인 당권 교체 작업은 전대 룰을 두고 갈리는 당내 의견을 얼마나 부드럽게 조율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낙선자들과 수도권 당선인들이 변화와 혁신을 요구했던 만큼 차기 당 대표 선출까지 이들의 목소리를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2개월 한시 관리형 대표'인 만큼 쇄신은 차기 당 대표의 숙제로 남겨둘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당내에서는 '황우여 비대위원장' 지명을 두고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안철수 의원은 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무난한 인선"이라며 "낙선한 분들까지 다 포함하는 비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기호 의원도 "원만한 성격으로 당이 어려울 때 잘 관리할 것으로 본다"며 "남들이 무난하다고 하지만 어려울 때는 그런 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형두 의원은 "가장 어려울 때 우리 당을 관리했던 분이고 대표까지 경험한 분이기 때문에 만장일치로 추대했다"면서 "비대위원은 비상 대책을 세울 수 있는 분들로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혁신 비대위 구성을 주장했던 윤상현 의원은 '황우여 카드'에 대해 "총선에 나타난 민의를 받들고 어떤 혁신의 그림을 그려나갈지 잘 모르겠다"며 "관리형 비대위 자체가 무난하게 가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떨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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