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국민 사과와 탈당을 요구했던 국민의힘 지역구 후보들이 당내에서 역풍을 맞고 있다.
서울 마포을에 출마한 국민의힘 함운경 후보는 2일 CBS라디오에서 “제가 성급하게 내질렀다”며 윤 대통령에게 탈당을 요구했던 발언을 철회했다. 함 후보는 전날 윤 대통령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의 타당성을 강조하는 대국민 담화를 내놓자 페이스북에 “그렇게 행정과 관치의 논리에 집착할 것 같으면 거추장스러운 국민의힘 당원 직을 이탈해주기를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적었다.
함 후보의 대통령 탈당 요청 직후 여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은 페이스북에 “제가 함 후보님이라면 50분에 달하는 대통령 담화에서 뭐 시비 걸 게 없나 청취할 시간에 마포을 주민 한 분이라도 더 손잡아드리고 눈 마주치며 표를 호소할 것 같다”고 썼다. 여 전 행정관은 서울 동대문갑에 공천 신청을 했지만 경선에서 탈락했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던 국민의힘 조해진(경남 김해을) 후보도 비판에 직면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대통령에게 무릎 꿇어라, 탈당하라 하는 유사보수들 제발 간사한 입 다물기 바란다”며 조 후보와 함 후보를 꼬집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인 김인규 전 대통령실 행정관도 이날 페이스북에 “패배주의에 빠져 선거 이후의 행보를 획책하는 것 자체가 당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직격했다.
조 후보는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대로 가면 국민의힘 참패고, 대한민국은 망한다. 그러나 아직 살길이 있다. 윤 대통령이 국민에게 무릎 꿇는 것”이라며 여당 후보 중 처음으로 윤 대통령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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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윤 대통령과 거리 두기에 나선 국민의힘 지도부를 향한 내부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2일 오전 페이스북에 한 위원장 등 지도부를 겨냥해 “최선을 다하고 지면 깨끗이 승복하고 남 탓 말고 책임질 사람은 책임지자”며 “셀카 찍는 시간에 국민에게 담대한 메시지나 던지라”고 적었다. 홍 시장은 전날에도 “박근혜 탄핵 때 힘모아 헤쳐나갈 생각은 하지 않고 난파선의 쥐새끼들 처럼 홀로 살겠다고 뛰쳐 나가던 무리들이 생각난다”며 “2년도 안 된 대통령을 제쳐두고 총선이 아니라 대선놀이 하면서 셀카나 찍는 선거전략으로 총선을 돌파할수 있었다고 믿었나”라고 한 위원장을 겨냥했다.
여권 인사들의 윤 대통령 엄호도 이어졌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초고령화 사회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의료 체제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정부의 절박한 인식에 공감한다”며 “이제는 의료계가 화답해야 할 차례다. 무조건 의대 증원은 안 된다는 의료계의 입장은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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