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4·10 총선 공천을 총괄하는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한 가운데, 외부 인사가 대폭 기용된 '파격 인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공관위원장과 공관위원 9명 등 위원 10명 중 7명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가 있는 전문직 종사자다.
이 가운데 정영환 공관위원장을 포함해 문혜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와 유일준 법무법인 케이디에이치 대표변호사, 전종학 경은국제특허법률사무소 대표변리사 등 4명이 법조인 출신 인사다. 당연직으로 이름을 올린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도 판사 출신 법조인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결을 같이하는 법조인 출신 인사들이 공관위의 주를 이루게 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취임 일성으로 '헌신'을 강조한 한 위원장이 공관위원을 외부 인사에 방점을 찍으며 대대적인 물갈이 신호탄을 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한 위원장은 이번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헌신에 앞장서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공관위원들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여의도 정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만큼 공천 과정에서 대통령실 등 여권의 입김에 크게 흔들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다만 정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공관위 위원들도 건전한 상식을 가진 좀 실무적인 분들로 했다"며 "어떻게 보면 국민의 뜻을 받들어 하는 공천이지만 기준을 잡는 공천이다. 법조인이 와서 사심없이 한다면 좋을 것 같다. 천하위공의 자세로"라고 일축했다.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인 이철규 당 인재영입위원장이 이름을 올린 점도 우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제외하고 김기현 지도부 때부터 요직을 맡아왔다. 김기현 1기 지도부에서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뒤에도 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으며 존재감을 키웠고, 이번 공관위에도 합류하며 인재 영입부터 공천 실무까지 진두지휘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결국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공천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이 같은 윤심 공천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공정한 공천을 약속했다. 그는 "국민이 기쁘게 선택할 수 있는 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당내 분들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의미가 아니고 여러 가지 데이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나 한동훈 위원장과 개인적인 게 없다"며 "대법원장 후보 검증 결과에 호의적인 생각을 갖게 돼 적합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 저를 믿어달라. 쿨하게 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공관위원의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당내에서 온 분들은 원래 정치를 하던 분들이니 거기에 관해 얘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외부 위원들은 선거에 안 나가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게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논란의 중심에 선 이철규 위원장도 직접 입을 열었다. 그는 "우리 당에 유리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일하는 게 목표"라며 "여당 의원이 대통령과 반대되면 야당으로 가지, 뭐 하러 여기(여당)에 있나. 잘못된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한 위원장도 이날 공관위 인선 발표 후 "지금 당을 이끄는 건 저"라며 "앞으로 보시면 그런 우려들은 기우였다고 생각하실 것"이라고 공정한 공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4/01/11/202401110024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