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정동영 총선길 막히나… 민주당 총선기획단 "OB 출마 안돼"

더불어민주당 총선기획단이 19일 당내 올드보이(OB)들의 출마를 막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친윤계와 지도부의 불출마를 기점으로 대대적 쇄신에 나선 국민의힘을 견제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민주당 총선기획단은 이날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OB 출마 자제' 방안과 관련해 자유토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기획단 소속 인사는 "선거는 결국 변화의 경쟁으로 여당에서 여러 인적 쇄신이 나오고 있는데 우리 당도 OB들의 출마를 막는 방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인 민주당 OB로는 박지원 전 국정원장,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기획단의 다른 위원도 "OB 출마를 막아야 한다는 방향성엔 위원 대부분이 공감했다"고 했다. 그는 "불출마 권고를 할 것인지, 관련 안을 지도부에 건의할 것인지 등 방법에 대해 향후 더 구체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총선기획단은 다음주 'OB 용퇴론' 관련 논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다만 일부 위원은 개인의 불출마를 강요할 수는 없다는 이유로 반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법적 권한인 피선거권을 강제로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기획단 관계자는 "OB 출마만 막는다고 해서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수 있을지도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현역 중진 의원과 86(80년대 학번·60년대생)세대 용퇴론은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반면 이낙연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임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획단 관계자는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 움직에 대해 "당을 향해 대립각을 세우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점에 기획단 전원이 동의했다"며 "이날 관련 입장을 내자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관련 속도 조절에 나섰다는 해석도 있어 조금 더 두고 보기로 했다"고 했다.

한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고향인 전남 해남·완도·진도에서 5선에 도전할 채비를 하고 있다. 정동영 전 장관은 전주시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이밖에도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천정배 전 의원은 광주 서구을에서 7선 도전을, 지난해 민주당에 복당한 3선 유성엽 전 의원은 전북 정읍·고창에 출마를 선언했다. 또한 5선 출신의 이종걸 전 의원은 서울 종로구에 출사표를 던졌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수도권 출마를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