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네덜란드 국빈방문길 올라… "반도체 협력에 '역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함께 출국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방문을 통해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을 구축하는 등 협력 강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전용기인 공군 1호기 편으로 3박5일간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길에 올랐다. 양국이 1961년 수교를 맺은 이래 최초로 이뤄지는 한국 대통령의 네덜란드 국빈 방문이다.

윤 대통령의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의 가장 큰 목표는 양국의 반도체 동맹 구축, 전략적 동반자 관계 심화라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네덜란드는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우리나라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는 나라로 꼽히며 독일에 이은 2대 유럽 교역국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공개된 AFP 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관계의 중심축이다. 세계 반도체 산업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은 양국 모두의 핵심이익과 직결된다"고 말했다.

이어 "기술패권 경쟁, 공급망 재편 등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며 "(한국은) 앞으로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일본 등 주요국들과의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국빈 방문 둘째 날인 12일 네덜란드의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기업인 ASML 본사를 직접 방문해 외국 정상으로는 최초로 '클린룸'을 둘러볼 예정이다.

ASML은 첨단 반도체 있어 필수장비인 EUV(극자외선) 노광장비를 세계에서 독점생산하는 제조사다. 윤 대통령의 ASML 방문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이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ASML 본사 주요 시설과 내년에 출시될 보강장비 생산 현장 등을 시찰한 뒤 주요 반도체 기업인들과 함께 전문인력 양성, 차세대 기술 연구분야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ASML 본사 방문에 앞서 암스테르담 담(Dam)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에 참석하고 전쟁기념비 헌화, 국왕 내외와의 친교 오찬 등 일정을 소화한다.

13일에는 네덜란드 정부 소재지인 헤이그로 이동해 상·하원 의장 합동 면담,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와 단독면담, 공동기자회견, MOU 서명식 및 총리 주최 정부 오찬 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어 루터 총리와 함께 1907년 만국평화회의가 열린 리더잘과 한국의 독립운동을 기념하는 장소인 이준열사기념관을 방문한다.

같은 날 오후에는 네덜란드 참전용사 및 유족 간담회에 이어 우리 경제사절단과 네덜란드 주요 기업인 200여명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포럼에도 참석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네덜란드 국빈 방문 관습에 따라 방문국이 초청국에 '답례'의 의미로 마련하는 문화공연에 참석한 뒤 14일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