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3세 국왕의 초청으로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환영 오찬에서 한국과 영국이 '함께 싸운 혈맹'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김건희 여사와 함께 첫 국빈 일정으로 런던 호스가즈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이어 버킹엄궁에서 개최된 국왕 주최 환영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찰스 3세 국왕 내외, 왕실 인사 등 총 50여명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 인사말을 통해 "한영 양국 우호 관계의 가장 굳건한 토대는 두 나라가 피를 함께 흘리며 싸운 혈맹"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영국은 한국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장병을 파병한 나라"라면서 한국의 자유민주주의와 평화 수호를 위한 영국 장병들의 숭고한 헌신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양국 수교 이래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문화 및 인적교류를 매개로 양국 간 우정과 연대가 더욱 돈독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최근 찰스 국왕이 런던 한인타운인 뉴몰든 지역을 방문해 한인 동포사회에 각별한 관심을 둔 데 대해서도 사의를 표했다.
이어 윤 대통령과 찰스 국왕은 "한영 양국 관계의 든든한 토대는 바로 양국이 공유하는 보편적 가치"라는데 공감하면서 "한영 양국 관계의 발전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평화·번영의 증진을 위해서도 양국이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영국 국빈 방문의 첫 번째 공식 일정으로 호스가즈(Horse Guards)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 참석했다.
영국 왕실은 1년에 두 번만 해외 정상을 국빈 초청해 최고 수준의 예우를 준비한다. 이번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은 지난 5월 대관식을 치른 찰스 국왕의 첫 국빈 초청이다.
윤 대통령 부부는 숙소로 영접 온 윌리엄 왕세자 부부의 안내에 따라 호스가즈 광장에 도착한 뒤 공식환영식에 참석한 찰스 국왕을 포함한 영국 왕실·정부 최고위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영국 측은 예포 41발의 발사로 극진한 환대의 뜻을 표했다. 영국은 통상 정부의 주도로 해외 국가원수를 맞을 때는 21발의 예포로 발사하지만, 왕실 초청을 받은 국빈의 경우 20발을 더해 41발의 예포를 발사한다.
윤 대통령은 영국이 상징적 존재와도 같은 왕실 근위대의 사열을 받은 후 찰스 국왕과 함께 황금색 왕실 마차에 탑승해 더 몰(The Mall) 거리를 거쳐 환영 오찬 장소인 버킹엄궁으로 이동했다. 대통령이 사열을 받을 때는 애국가와 아리랑이 차례로 연주됐다.
대통령실은 "찰스 3세 국왕은 그동안 양국 협력의 깊이와 범위가 크게 발전해 왔다고 평가하고, 이번 국빈 방문이 앞으로의 한영관계 발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편, 윤 대통령 부부는 환영 오찬 후 버킹엄궁의 픽처 갤러리(Picture Gallery)에서 한국 관련 왕실 소장품을 둘러봤다. 갤러리에는 고종이 빅토리아 여왕에게 보낸 편지와 휴대용 화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한국 방문 당시 받은 청자꽃병과 안동 하회탈 등이 전시돼 있었다.
이후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후 한국전 참전 기념비와 무명 용사의 묘에 헌화했다.
윤 대통령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의 명복을 빌고, 한영 양국이 보편적 가치를 바탕으로 함께 세계 평화와 번영을 위해 계속 기여해 나가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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