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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확산 '대구발 지역혁신' 비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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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eheart

공공기관 구조조정, 재정·민생 개혁

'한반도 3대도시' 명성 되찾는 대수술

 

"대구는 서울 평양과 함께 해방 전 한반도 3대 도시였는데 지금은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이 전국 최하위라는 불명예를 30년째 안고 있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일 대구 도심을 관통하는 신천 숲 조성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대구시 제공


홍준표 대구시장은 혁신을 외치며 취임했다. 그는 취임 전부터 공석과 사석을 가리지 않고 '대구혁신'을 외쳤다. 홍 시장은 "대구가 1990년대 중반 이후 쇠락의 길로 접어든 가장 큰 이유는 인재와 경제의 문을 닫고 '우리끼리 하겠다'는 폐쇄성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인맥과 학맥 중심으로 똘똘 뭉친 '기득권 카르텔'이 대구를 폐쇄적으로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섬유산업이 몰락한 이후에도 산업구조를 개편하지 못했다.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대구혁신' 공약은 당선 직후부터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혁신 신호탄이었던 공공기관 구조조정은 3개월만에 끝났다. 빚을 정리하는 재정혁신도 단행, 6개월만에 수천억원을 갚았다. 시민생활과 밀접한 민생혁신도 성과로 이어졌다. '대구발' 혁신정책이 중앙정부로 전파되거나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로 확산돼 공공부문 혁신 기폭제가 됐다.

◆공공기관 18개 → 11개 = 대구시는 민선 8기 들어 첫 혁신으로 난립해있는 공공기관 정리를 택했다. 1993년부터 30년 연속 1인당 지역내총생산 전국 최하위에 채무비율 전국 1위라는 굴레를 벗기 위해서다. 방만한 경영과 기능중복 문제를 해결해 시 재정 부담을 줄이면서 시민들에게 질 높은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시정혁신 1단계 과제였다.

지난해 7월 홍준표 시장 임기 시작과 함께 18개 공공기관을 11개로 통폐합하는 구조조정을 시작, 3개월만에 마무리했다. 대구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대구경북연구원으로부터 분리된 후 4개월만에 독자연구원으로 출범했다.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은 국내 최초 복지분야 통합기관으로 거듭났다. 도시공사는 최대현안인 대구경북신공항건설과 제2국가산업단지 개발에 맞춰 최적화됐다.


대구시 공공기관 혁신은 전국 지자체 모범사례로 확산됐고 정부의 지방공공기관 구조혁신 기폭제가 됐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7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를 열어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했고 행정안전부도 지방 공공기관 혁신방안을 내놨다. 부산시와 강원도 등 다수의 지자체가 대구를 본받기 위해 찾기도 했다.

지난 1월 대구시는 정부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아 특별교부세 40억원을 확보했다. 시민들 호평도 확인됐다. 지난해 7월 한길리서치가 18세 이상 시민 82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공공기관 통폐합에 대해 65.2%가 지지의견을 표했다.

시장이 바뀔 때마다 불필요한 갈등과 논쟁을 불러왔던 '알박기 인사' 폐해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대구시 정무·정책보좌공무원, 출자 출연기관의 장 및 임원의 임기에 관한 특별조례'를 제정해 임명권자와 정무직 인사 임기를 일치시켰다. 시장 임기가 끝나면 정무직 공무원이나 공공기관 장과 임원도 같이 물러나야 한다.

◆연간 빚 이자만 500억원 이상 = 민선 7기까지 대구시 채무는 2조4000억원 수준이었다. 연간 이자만 500억원 이상 부담하는 처지였다. 홍준표 시장은 빚을 내 살림살이를 부풀리는 건 채무를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악순환이라 지적하고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혔다.

대구시는 지난해 7월 고강도 재정혁신계획을 수립해 시행했다. 홍 시장 취임 직후 공유재산 매각 없이 지출 구조조정만으로 순채무 2000억원을 조기 상환했다. 3대 재정지원 분야로 꼽히는 학교급식 시내버스지원금 교통공사전출금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해 242억원을 환수하거나 절감했다.

대구시 채무액은 지난해 6월 말 2조5758억원에서 지난해 말 2조3810억원으로 줄었다. 시는 올해 안에 5000억원, 2026년 민선 8기 임기 안에 1조5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해 채무를 획기적으로 감축한다는 목표다. 홍 시장 임기가 끝나면 대구시 채무비율이 한 자릿수까지 낮춰진다. 특·광역시 가운데 최저 수준을 달성하겠다는 것이 재정혁신의 핵심이다.

우선 올해 안에 기금과 특별회계 폐지로 2500억원 이상을 확보한다. 놀고 있거나 활용하지 않는 공유재산을 팔아 2000억원 이상, 선심성 관행적 지출이나 집행 부진사업에 대한 지출구조조정으로 500억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총 5000억원 추가재원이 생기는 셈이다.

지방채 없는 건전재정도 한몫 한다. 시는 지난해 말 대구시 사상 최초로 신규 지방채 발행 없이 올해 예산을 편성했다. 이후에도 지방채 발행은 없었고 내년 예산안도 같은 기조를 이어갈 방침이다. 시는 "지난해 말 외부 재정운영 평가에서 3관왕을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고 설명했다. 지방재정대상 대통령상을 받았고 주민참여예산제에서는 4년 연속 최우수 자치단체로 선정됐다. 재정분석 최우수단체로도 꼽혔다.

◆"시민만 바라보고" 민생 대혁신 = 시민들이 체감하는 민감한 정책변화도 과단성 있게 추진됐다. 대구시는 지난 2월 대형마트 노동자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무휴업일을 일요일에서 월요일로 전환했다. 특·광역시 가운데 처음이다.

시행 6개월이 지난 뒤 대구시가 한국유통학회에 의뢰해 분석한 결과 슈퍼마켓 음식점 등 주요 소매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대형마트와 SSM 매출은 6.6%씩 각각 증가했다.

노조와 대구시가 상호 고발전까지 벌이며 갈등을 빚었으나 시민들은 대부분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600명 가운데 87.5%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어르신 무임교통 통합지원'도 대구시가 첫 발을 뗐다. 7월 1일부터 도시철도와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 통합무임승차를 시행했다. 40년째 변함없는 노인 연령 지원 기준에 대한 근원적 고민에서 시작해 통합지원을 결정했다.

올해 75세를 시작으로 매년 1세씩 낮춰 2028년에는 70세 이상 시민은 시내버스와 도시철도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도시철도는 올해 65세 이상을 시작으로 해마다 1세씩 높여 2028년에는 70세 이상이 무료로 이용하게 된다.

거대 독점플랫폼 기업에 대한 도전도 주저하지 않았다. 대구형 공공 음식 배달앱 '대구로'를 확대 추진하면서 카카오에 맞섰다. 택시 호출 항목을 추가해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대구택시 1만1700여대가 카카오택시앱에 가입해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시장 독점에 따른 시민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도전이었다.

현재 대구시 전체 운행택시 80.6%인 1만906대가 대구로 택시에 가입했다. 하루 호출이 7700여건으로 택시 한대당 3.5~5건에 이른다. 지난 8월에는 '카카오 가맹택시 매출액에 대구로 택시 호출수입을 포함해서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30년째 잠자고 있던 대구를 깨우고 변화시키기 위해 1년 이상 쉼 없이 달려오는 동안 오랜 관행과 타성에 젖은 일부 저항도 만만치 않았다"며 "오직 시민만 바라보고 대구 미래 50년만 생각하며 거침없이 혁신 또 혁신을 추진했다"고 말했다. 홍 시장은 "250만 도시 시장으로서 올바른 방향을 잡고 모든 책임은 시장이 진다는 각오로 대구재건에 전념하겠다"고 덧붙였다.

 

내일신문

http://m.naeil.com/m_news_view.php?id_art=478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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