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주재하면서 "이 장소는 저로 하여금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여당이 패배한 이후 '반성' 메시지를 내며 쇄신 의지를 보여온 윤 대통령이 이날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이 아닌 마포구 카페에서 민생타운홀 방식으로 진행하며 '초심'을 강조한 것이다. 카페 창문에는 '국민은 늘 옳습니다. 언제나 듣겠습니다' 문구가 적힌 녹색 플래카드가 걸렸다.
대통령실은 "마포는 윤 대통령이 정치입문을 선언하게 된 계기가 된 곳"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학창시절 자주 다니던 마포 돼지갈빗집 사장으로부터 일률적인 코로나19 영업규제로 주변 자영업자들이 줄폐업 한 이야기를 접한 것과 맥줏집 사장이 역시 코로나19 영업규제로 가게 문을 닫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연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정부라고 하는 것은 국민의 안전을 살펴야 되고, 또 국민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달래줘야 한다. 그게 가장 기본적인 것"이라며 "일단은 국민들이 못 살겠다고 절규를 하면 그것을 바로 듣고 문제를, 어떤 답을 내놓을 수가 있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다 보니까 참 쉽지가 않다. 왜냐하면 결국은 돈이 드는데, 그 돈을 누가 부담할 거냐, 또 재정에서 이걸 쓰려고 하면 예산을 막 늘릴 수는 없다"고 토로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 다른 데 쓰던 것을 불요불급한 것을 좀 줄이고, 이것을 정말 어려운 서민들의 절규하는 분야에다 이것을 재배치시켜야 되는데 받아오던 사람들은 죽기 살기로 저항한다"면서 "여기서 빼다 여기다 주려고 하면 받아오다가 못 받는 쪽은 그야말로 정말 대통령 퇴진 운동한다. 그러니까 그런 정치적 부담, 더구나 요새 같은 이런 정치 과잉 시대에 이런 걸 하기가 정말 어렵다"다고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나 저는 지금 같은 이런 정치 과잉 시대에 유불리를 안 따지겠다 그랬다"며 "선거를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말 국민을 위한 정치 그리고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제가 어제 국회에서 예산안 관련한 시정연설에서도 그 점을 분명하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것을 어려운 서민들을 두툼하게 지원해 주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를 시키면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 이런 얘기까지 막 나온다"며 "그래서 제가,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또 전두환 정부 청와대에서 일했던 고(故) 김재익 전 경제수석을 언급하며 "아웅산에서 돌아가신 김재익씨라고 아주 출중한 경제 전문가가 계셨는데, 우리가 70년대 말 80년대 초에 인플레이션이 엄청났다. 그런데 그것을 딱 잡았다"며 "물가를 잡으니까 가정주부들이 이제 가계부를 제대로 쓸 수가 있었다"고 했다.
이날 회의엔 주부, 회사원, 소상공인 등 다양한 직업과 연령대의 국민 60여명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자리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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