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을 받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약 9시간20분만에 종료됐다.
이 대표는 법원 결론 전까지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 피의자들이 거친 서울구치소에서 대기한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오전 10시7분쯤부터 오후 7시23분까지 약 9시간20여분간 심문을 진행했다. 영장심사 결과는 이르면 26일 늦은 밤이나 27일 새벽에 나올 전망이다.
이 대표 심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8시간40분을 넘겨 역대 두 번째 최장 기록이다. 역대 최장 기록은 10시간6분의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다.
이 대표는 백현동 민간 사업자에게 인허가 등 특혜를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200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북한 방문 비용 등 총 800만달러를 쌍방울에 대납하게 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외국환거래법 위반), '검사 사칭'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에서 증인에게 위증을 교사한 혐의(위증교사)를 받는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3분쯤 법원에 출석하며 '(로비스트) 김인섭씨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것이 언제인가', '영장심사를 받는데 심경이 어떠냐' 등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법정으로 이동했다.
재판부는 오후 12시40분쯤 점심 식사 등을 이유로 약 30분간 휴정했고 이 대표는 법정 안에서 병원에서 가져온 미음을 먹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영장심사가 모두 끝난 뒤에도 법정 안에서 미음으로 저녁 식사를 해결한 뒤 오후 7시50분쯤 법정을 빠져나왔다.
검찰 측에서는 수사에 참여했던 김영남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장, 최재순 공주지청장을 포함해 10명가량이 참석했다.
이 대표 측에서는 고검장 출신 박균택 변호사, 부장판사 출신의 김종근·이승엽 변호사, 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인 조상호 변호사 등 6명이 나왔다. 이 대표도 심사 과정에서 직접 발언하며 자신의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구속영장에는 담지 않았던 이 대표의 증거인멸 정황을 법정에서 대거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의견서는 1500여쪽에 달하며, 프레젠테이션(PPT) 자료는 500쪽 분량이다.
특히 검찰은 이날 법정에서 민주당 인사가 구치소에 수감 중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를 접견해 "위에서 써달라고 한다"며 회유의 자필 옥중 서신을 요구한 증거 등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번복한 것도 이 대표가 자신의 혐의와 관련된 증거를 없애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지난해 11월 신모 전 경기도 평화협력국장을 통해 이 전 부지사 아내의 연락처를 건네받은 정황도 공개했다고 한다. 박찬대 민주당 최고위원이 이 번호를 통해 이 전 부지사 아내와 접촉했고, 그 이후 검찰 진술을 부인하는 옥중 서신이 작성된 것이라는 의심이다.
이밖에도 검찰은 대북송금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이 대표의 지시로 윤모 당 대표실 정무조정부실장이 경기도 공문을 불법 유출한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최후진술에서 "성남시장이 되고 대장동 공적(公的) 개발을 추진한 이후에 세상의 공적(公敵)이 돼버린 것 같다"며 "도지사 된 이후에 하루도 빠짐없이 수사가 이어지는 것이 안타깝고, 억울하다. 한 푼의 이익도 취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변호인 박균택 변호사가 전했다.
이 대표가 탄 차량은 오후 8시33분쯤 서울구치소 안으로 들어갔다. 경기도 의왕시 소재 서울구치소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자들이 거쳤던 곳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2021년 10월 배임 등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구속됐고 지난해 4월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후 수감 1년 만인 지난해 10월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대장동 민간업자인 남욱 변호사와 화천대유 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도 2021년 11월 배임 등으로 구속됐다가 각각 지난해 11월21일과 지난 9월7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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