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에 대한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명백히 불법부당한 이번 체포동의안의 가결은 정치 검찰의 공작수사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자신이 약속했던 '불체포특권 포기'를 뒤집으며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병상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이 대표는 20일 페이스북에 "검찰은 지금 수사가 아니라 정치를 하고 있다. 가결하면 당 분열, 부결하면 방탄 프레임에 빠트리겠다는 꼼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제가 가결을 요청해야 한다는 의견도, 당당하게 정면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들었다. 훗날 역사가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 생각해봤다"며 "윤석열 정권의 부당한 국가권력 남용과 정치검찰의 정치공작에 제대로 맞서지 못하고 저들의 꼼수에 늘어나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표결 없이 (영장) 실질심사를 할 기회가 이미 있었고 앞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며 저나 민주당이 이를 막지 않겠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그럼에도 윤석열 검찰이 정치공작을 위해 표결을 강요한다면 회피가 아니라 헌법과 양심에 따라 당당히 표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이 싸움은 단지 이재명과 검찰 간의 싸움이 아니다"며 "공정이 생명인 검찰권을 국회겁박과 야당분열 도구로 악용하는 전례를 남겨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수사에 대해 불체포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검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이 대표가 3개월이 지나 사실상 체포동의안 부결을 요구하며 돌연 입장을 바꾼 것이다.
앞서 민주당내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이 대표가 직접 가결해달라고 밝혀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 대표가 정반대의 행보를 보임으로써 당내 계파 갈등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민주당이 오는 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부결을 주도할 경우 '방탄 정당'이라는 비판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http://www.newdaily.co.kr/site/data/html/2023/09/20/202309200020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