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푸틴에 "러, 서방과 성전… 제국주의에 맞서 함께 싸우겠다"

북한 김정은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 오후 확대 정상회담에 이어 단독 정상회담을 마쳤다. 회담 뒤에는 공식 만찬이 이어질 예정이다.

이날 타스통신을 비롯한 러시아 매체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확대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이번 회담은 특별한 시기에 진행된다"며 "북한 정권 수립 75주년, 전승절(정전협정일) 70주년, 러북 수교 75주년을 맞았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세계 최초로 북한 주권과 독립을 인정한 나라가 바로 우리라는 점을 상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정은은 "우리는 항상 푸틴 대통령과 러시아 지도부의 결정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왔다"고 화답했다.

김정은은 미국을 비롯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겨냥해 "러시아는 러시아에 반대하는 패권 세력에 맞서 주권과 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성스러운 싸움에 나섰다"며 "제국주의에 맞서 싸우는 데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북한 대표단은 우주 강국으로서 러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직접 볼 수 있었다"며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격상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했다.

두 시간가량 진행된 확대정상회담에는 북한 측에서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최선희 외무상, 강순남 국방상, 오수용·박태성 중앙위원회 당비서 등, 러시아 측에선 마라트 후스눌린 및 알렉세이 오베르추크 부총리와 데니스 만투로프 부총리 겸 산업통상부 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 비탈리 사벨리예프 교통장관 등이 배석했다.

러북 간 무기거래가 어떻게 이뤄질지 관심이 집중된다. 앞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회담에서 무기 거래가 논의되느냐'는 질문에 "이웃 국가로서 공개하거나 발표돼서는 안 되는 민감한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확대 정상회담에 앞서 우주기지를 시찰하던 중 '북한의 인공위성 개발을 돕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곳에 온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은 로켓 기술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들은 그들의 우수 프로그램을 개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김정은에게 새로운 기술을 소개하겠다"고 언급했다.

북한과의 군사·기술 협력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서두르지 않고 모든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