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이 요청한 조사를 거부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됐다. 같은 혐의가 있는 문 전 대통령은 불송치 결정을 받았다. 서 전 실장에 대해선 조만간 결론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11일 박 전 원장을 감사원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앞서 서해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 이래진씨는 감사원의 서면조사를 거부한 문재인 전 대통령, 감사원의 출석조사를 거부한 박 전 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해당 혐의가 검사의 수사개시 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사건을 서울경찰청에 넘겼다. 박 전 원장 사건은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가 맡았지만, 문 전 대통령 사건은 경남경찰청, 서 전 실장 사건은 경기남부청으로 넘어갔다.
문 전 대통령은 언제 누구에게서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시를 했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담긴 감사원의 질문지 수령을 거부하면서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불쾌감을 표현했다.
이씨는 지난해 11월 고발인 조사에서 "'무례하다'는 것은 정당한 감사 거부 사유가 될 수 없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법에 따르면 감사원은 필요한 경우에 감사대상 기관 외의 자에 자료를 제출하거나 출석해 답변할 것을 요구(제50조)할 수 있고, 정당한 사유가 없이 이를 거부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제51조).
문 전 대통령을 수사하던 경남경찰청은 문 전 대통령이 거부한 것이 출석조사가 아닌 서면조사이므로 감사원법상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불송치(각하) 결정을 내렸다. 경기남부청은 현재 서 전 실장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조만간 결론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 전 실장과 박 전 원장은 지난달 31일 국정원장 재임 시절 '채용비리 의혹'으로도 서울중앙지검에 송치됐다. 서 전 실장은 국정원장 재임 시절인 2017년 8월 문재인 대선 캠프 출신인 조모 씨를 국정원 유관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연구기획실장으로, 박 전 원장은 자신의 보좌진 출신 강모 씨와 박모 씨를 전략연 연구위원으로 채용하게끔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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