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이틀 연속 '반쪽'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민주당이 요구한 우주항공청 설치 관련 법안의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받아들이며 "이 이상 핑곗거리가 없다"고 경고했다.
의석수 차이로 법안 통과에 민주당 협조가 필요한 만큼 민주당 측 조건을 일부 수용하며 이후 추가적인 요구사항이 있을 경우 발목잡기에 나선다는 역공을 펼치기 위함으로 보인다.과방위 전체회의에 민주당 의원들 이틀 연속 불참
과방위는 27일 조성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과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박영득 한국천문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업무 보고와 현안질의를 했다. 전날 장제원 과방위원장 선출 후 약 두 달 만에 열린 전체회의에 이어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 11명은 모두 불참했다.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안건조정위를 구성하고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 등 우주항공청 관련 법안 5개를 회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전날 장 위원장이 독단적으로 의사일정을 강행했다고 반발하며 우주항공청 특별법을 안건조정위에 회부하자고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안건조정위는 이견이 있는 법안을 논의하기 위해 설치되는 기구로 최장 90일간 활동한다. 국회 제1교섭단체와 나머지 당이 동수로 위원회를 구성하고 총 5명 중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법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안건조정위는 민주당 조승래·변재일·이정문, 국민의힘 박성중·윤두현, 무소속 하영제 의원으로 구성됐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공약인 우주항공청 설립을 위해 조속한 특별법 통과를 요구하는 만큼 안건조정위 문턱을 넘으려면 민주당 의원들의 찬성이 필요하다.
"더 이상 조건 걸지도, 인질로 잡지도 말고 우주청법 통과해야"
장제원 위원장은 민주당이 요구한 안건조정위를 구성했으니 민주당이 더는 조건을 달지 말고 조속히 관련 법 논의에 착수해 상임위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방위원장으로서 어제 민주당이 안건조정위를 접수한 즉시 구성을 재가했다. 어제 민주당 과방위원들은 저를 향해서 안건조정위를 가로막으면 우주전담기구 설립에 발목을 잡는 행위임을 경고한다고 말했다"며 "절대 발목 잡지 않겠으니 휴가 갈 생각하지 말고 진지하게 법안 심사에 돌입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방송법 강행 처리를 위해 안건조정위가 만들어졌을 때 단 170분 만에 통과시켰다는 사실을 똑똑히 기억해 주기를 바란다"며 "이제 핑곗거리는 0.1도 없어졌다. 더 이상 조건을 걸지도 말고 인질로 잡지도 말고 우주항공청을 통과시켜 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과방위 전체회의에 이틀 연속 불참한 민주당 의원들은 상임위 회의장 밖에서 장외전을 이어갔다. 과방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을 내고 "장제원 위원장이 안건조정위 구성을 수용했다. 이제 정부가 제출한 법안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을 또박또박 심사하면 된다"며 "그런데도 장 위원장은 무의미한 쇼를 반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 위원장은 이제 우주항공청 문제에서 손을 떼라. 두 달 내내 정쟁과 원맨쇼의 불쏘시개로 활용했으면 이쯤에서 그만하는 것이 도리"라며 "안건조정위는 지금까지 장 위원장에게 가로막혀 풀지 못했던 쟁점들을 하나하나 풀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우주항공청 설립 방향과 기관별 역할, 조직 구성 등을 담은 '우주항공청 설립·운영 기본방향'을 발표했다.
우주항공청은 우선 우주항공청장과 차장, 본부장을 두고 △발사체 부문 △우주과학·탐사부문 △인공위성부문 △첨단항공부문 △우주항공정책 부문 △우주항공 비즈니스 부문 △우주항공 국제협력부문 등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미 우주항공청(NASA)을 모델로 한 우주항공청은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을 국무총리에서 대통령으로 격상하고 우주항공청이 사무국 기능을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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