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특별검사는 공직자 아냐"… '가짜 수산업자 뇌물' 첫 재판 출석

이른바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첫 정식 재판이 시작됐다. 박 전 특검은 대부분 사실관계를 인정하면서도 특별검사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1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33부(부장 김동현)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박 전 특검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요지 관련 피고인 의견을 들었다.

박 전 특검 측은 2020년 가짜 수산업자로 불리는 김모씨로부터 3회에 걸쳐 86만원 상당 수산물을 받고 250만원 상당의 포르쉐 차량을 무상으로 이용하는 등 총 336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전 특검 측은 '차량 무상 이용'을 제외한 대부분 사실관계는 인정했다. 다만 "특별검사는 공직자에 해당하지 않아 청탁금지법을 적용할 수 없다"고 "차량 렌트비도 지급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이른바 '김영란법'으로도 불리는 청탁금지법은 법안 적용 대상자가 1회 100만원 또는 매 회계연도 300만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경우 형사처벌하고 있다. 적용 대상자는 공직자뿐 아니라 언론인 임원과 교직원까지 포함된다.

실제로 현행법상 특별검사를 청탁금지법 적용 대상자로 볼 수 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 '특별검사는 공무원이 아니라 공무를 대신 수행하는 민간인'이라는 박 전 특검 측 주장에 대해 법원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