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1급 보직인사 무더기 번복 사태… 내부 잡음 '술렁'

국가정보원이 1급 간부 7명에 대해 발표한 보직 인사를 1주일 만에 번복하고 직무 대기발령을 내린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대통령 재가를 받은 국가정보원 고위급 인사가 번복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통령실과 동아일보 등에 따르면, 국정원은 2주 전에 국·처장에 해당하는 1급 간부 7명에 대한 보직 인사를 공지했다가 지난주 후반에 발령을 취소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규현 국정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A씨의 인사전횡 가능성을 보고받고 인사를 취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발표까지 된 임명 공지가 갑자기 취소된 초유의 상황이다. 이들 7명은 모두 직무 대기발령이 된 상태로, 내부가 술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동아일보에 "A씨가 김규현 국정원장과 1·2·3차장, 김남우 기획조정실장 사이에 칸막이를 치고 자기 사람만 요직에 앉혔다는 말도 나오는 걸로 안다"며 "윤 대통령은 A씨가 인사 전횡을 한다는 투서에 대해 잠정적으로 사실관계가 맞는 것으로 판단했고 이에 따라 인사 대상자들이 직무 대기 발령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번 인사 대상자이기도 한 국정원 간부 A씨는 윤석열 정부 첫해인 지난해 9월 1급 간부 27명을 교체하고 11월쯤 2·3급 간부 100여 명 인사를 교체할 때도 깊이 관여하는 등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고위 간부들의 퇴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아일보는 이번 인사 번복의 배경으로 A씨에 대한 투서를 강조했지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투서를 받은 적이 없다"며 "정부는 투서를 받고 인사를 하지 않는다"고 부인했다.